외로움 클수록 정치·사법 신뢰도 낮아”

독일 정부가 외로움을 팬데믹 장기 후유증이자 민주주의를 해치는 요인으로 규정하고 경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독일 가족부는 30일(현지시간) 독일경제연구소 산하 사회경제패널(SOEP)의 설문조사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외로움 지표’를 발표하고 외로움 극복 방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을 느낀다는 비율은 2017년 7.6%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28.2%로 증가했다. 이듬해는 11.3%로 떨어졌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연령별로 보면 외로움을 느끼는 18∼29세 청년층 비율이 2013년 6.4%로 가장 낮았지만 2020년에는 31.8%로 가장 높았다. 75세 이상 노년층은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같은 기간 11.4%에서 22.8%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팬데믹 이전 브란덴부르크주 등 옛 동독 지역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았으나 2021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외로움을 ‘자신의 사회적 관계가 양적 또는 질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불편한 경험’으로 정의했다.

가족부는 외로움이 클수록 경찰·정당·정치인·사법제도·의회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로움이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가족부와 별도로 팬데믹과 외로움의 관계를 연구한 연방인구연구소(BiB)의 자비네 디아바테 박사는 “팬데믹 이후 많은 청년이 혼자 살지 않아도 외로움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외로움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만성화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리자 파우스 가족장관은 “사회적 롱 코비드(코로나19 장기 후유증)에 눈 감아서는 안 된다”며 “외로움 문제를 더이상 금기시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함께 외로움에서 탈출’ 행동주간 등 100여 가지 외로움 줄이기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독일과 인구학적 특성이 비슷한 나라 가운데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전담 부처를 신설했고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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