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계 거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이의 관계가 점점 밀착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오늘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다시 입성할 경우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두 사람이 함께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머스크가 목소리를 높여온 국경 보안(불법 이민)과 경제 관련 정책들에 대해 머스크가 공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다만 머스크에게 이런 역할을 맡기는 안이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며, 무산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트럼프 캠프의 대변인 브라이언 휴즈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만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각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유일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측은 이에 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 간의 이런 논의는 지난 3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 넬슨 펠츠의 해안가 저택에서 이뤄졌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와 머스크의 이 만남은 뉴욕타임스(NYT)가 처음 보도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머스크는 이후 CNN 전 앵커 돈 레몬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내가 친구 집에 갔는데 트럼프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알았다, 괜찮다’고 했다”고 만남의 배경을 설명했으며, 트럼프와의 대화 내용도 특별하고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WSJ은 이 만남에서 머스크가 펠츠와 함께 투표 사기를 방지하는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개발해온 계획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투표 사기를 방지하는 이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울러 머스크는 자신과 친한 재계의 엘리트 그룹을 상대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반대 의견을 설파하는 모임을 계속 조직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모임의 초기 사례로 머스크가 지난 4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주최한 만찬 행사가 이달 초 한 온라인 매체에 보도된 바 있다.

WSJ은 당시 모임이 과거 머스크의 페이팔 시절 동료인 데이비드 색스의 현대식 농가에서 열렸으며 참석자가 이미 알려진 벤처 투자자 피터 틸을 비롯해 펠츠, 스티브 므누신 전 재무장관, 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 등이라고 전했다. 머독은 WSJ을 소유한 뉴스 코퍼레이션의 명예회장이다.

WSJ에 따르면 당시(4월) 모임 참석자들은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트럼프에게 자금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2년 전만 해도 트럼프와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받는 사이였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한 달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머스크는 2022년 5월 트위터(엑스의 전신)에 “과거에는 민주당이 (대체로) 친절한 정당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에 투표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그들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바이든 정부와 미국 내 진보 진영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 왔다.

NYT는 머스크가 바이든 대통령에 관해 부정적인 글을 엑스에 올린 것이 올해 들어 4개월여간 약 40회로, 지난해 연간 약 30회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지난 24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3월 돈 레몬과의 인터뷰에서 두 대선 후보 중 어느 한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나는 바이든에게서는 멀어지고 있다”(I’m leaning away from Biden)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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