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에서 이스라엘 관련 정책에 반기를 들고 사임한 직원이 또 나왔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에서 일하던 고위급 직원 스테이시 길버트는 국무부가 이달 10일 이스라엘의 국제인도주의법 위반 여부에 관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번 주 사임했다.
길버트는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국무부가 해당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는 것을 고의로 막지 않았다고 평가한 것은 잘못됐다고 적었다고 해당 메일을 받은 복수의 관리들이 WP에 전했다.
앞서 국무부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난해 10월 7일부터 올해 4월까지 이스라엘이 미국에서 제공받은 무기를 국제 인도주의법에 맞게 사용했는지를 검토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군이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식은 아니었다고 평가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도, 현장에 상황을 파악할 미국 정부 인사가 없기 때문에 확정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에 구호품 반입을 의도적으로 막지는 않았다며, 이스라엘에 무기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가자 전쟁 이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반발해 행정부 직원이나 군 장교 등이 사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이달 13일에는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소속 해리스 만 육군 소령이 가자 전쟁 정책에 항의해 사임했으며, 지난 달에는 국무부의 아랍어 담당 대변인이었던 할라 라릿이 사표를 냈다.
지난 3월에는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서 중동 인권을 담당해 온 안넬 셸린이 “가자지구에서 이런 잔혹 행위를 가능하게 한 정부를 위해서는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며 사임했다.
지난해 가자 전쟁에 항의해 사임한 전직 국무부 직원 조시 폴은 이날 길버트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링크드인에 글을 올려 “백악관이 라파에서 최근에 벌어진 잔혹 행위가 ‘레드 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발표한 같은 날에 벌어진 이번 사임은 바이든 행정부가 진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