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쪽을 향해 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이 전국에 걸쳐 200여개가 발견됐다고 군 당국이 29일 밝혔다. 풍선에는 대남 선전 문구와 함께 두엄(거름)이나 담배꽁초 등 오물이 든 봉투도 포함돼 있었다. 북한이 풍선 등 전단을 보낸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으로 대남 심리전 강화에도 나섰다는 분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28일 야간부터 다량의 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하고 있다”며 “오후 1시 기준으로 강원, 경기, 경상, 전라, 충청 등 전국에서 200여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200여개의 풍선 중 일부는 땅에 떨어졌고 나머지는 계속 비행 중이다.
합참은 “지상에 낙하한 풍선은 군의 화생방신속대응팀(CRRT)과 폭발물 처리반(EOD)이 출동해 수거하고 있고, 오물, 쓰레기 등이 포함돼 있어 관련 기관에서 정밀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북한 풍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으며, 북한의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6일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정당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의 주권행사영역을 전쟁무기로 감히 위협해 나선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발 행위이자 명백한 국권 침해행위, 용서 못 할 불장난”이라고 강변했다. 김 위원장은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실패한 다음날인 28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국방과학원을 방문해 이같이 말하고 정찰위성 보유는 “자주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 이자 “국가주권과 정당방위를 위한 필수 불가결의 선결적 과업”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을 방문했다는 소식과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한 장문의 연설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과 2면에 실렸다. 북한은 지난해 5월과 8월 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잇따라 실패했을 때는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에 관련 소식을 싣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을 통해 직접 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