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과 관련한 형사 재판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이 재판에 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가족의 모습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지원해온 장남과 차남은 방청석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지만,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의 모습은 재판 기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8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최후 변론이 진행된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는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가 나란히 참석했다.
에릭의 부인 라라, 티파니의 남편 마이클 불로스도 이들과 함께 재판을 방청했다.
특히 에릭은 심리가 시작된 뒤 여러 차례 방청했고, 도널드 주니어도 무릎 수술을 받고 회복 중임에도 여러 번 법정에서 재판을 지켜봤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는 아직 법정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의 모습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같이 모습은 올해 대선 캠페인에 대한 가족들의 참여도와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에릭은 선거 행사 등에 참여해왔다.
도널드 주니어 역시 영상 플랫폼 ‘럼블’에서 아버지의 정책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맨해튼 법원 앞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배우 로버트 드니로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라라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활동에 깊이 관여하며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직에 올랐다.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간간이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나오긴 했지만, 이 역시 손에 꼽을 정도다.
한 소식통은 멜라니아의 재판 불참에 대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관계한 뒤 ‘입막음 돈’을 지급하고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해당 성관계가 이뤄졌다고 특정된 때는 멜라니아와 결혼한 지 1년이 2006년이다.
CNN은 이 혐의와 관련한 보도가 “멜라니아를 당혹스럽게 만들었고, 그들의 결혼 생활에 스트레스를 가했다”고 전했다.
이방카 부부의 재판 불참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CNN은 짚었다.
이방카는 가족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대선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이방카가 ‘유명한 할아버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관련한 자녀들의 인식에 구체적인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방카가 대통령 보좌관으로) 백악관에 있었을 때 자녀들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나이였다”며 “하지만 그들은 이제 나이가 들었고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방카 부부는 트럼프 행정부 1기 정책과 관련해 친구들의 반발에 직면한 뒤 일부 사교계에서 냉대받은 것으로 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이날 최후 변론 등의 절차가 끝나면 12명의 맨해튼 주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2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한 심리에 들어간다.
심리는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몇주가 소요될 수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은 남은 재판 기간 멜라니아 여사가 법정에 올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한 소식통은 이방카 부부의 재판 방청 가능성에 대해선 배제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