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동북부 지역에 허리케인급 폭풍이 몰아쳐 곳곳의 전력 시설을 파괴하면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28일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중부시간) 기준 텍사스 댈러스 카운티 32만3천가구(상업시설 포함)를 비롯해 콜린 카운티 4만8천가구, 덴턴 카운티 3만6천가구 등 텍사스 내 총 105만가구가 정전된 상태다.
정전 피해는 텍사스 동북부 지역에 집중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이 지역의 대규모 정전 피해는 허리케인급 폭풍이 몰아친 뒤 발생했다.
이날 새벽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서 관측된 바람의 속도는 시속 77마일(124㎞)에 달했다.
댈러스 카운티 당국은 재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번 정전이 며칠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텍사스의 최대 전기 회사인 온코(Oncor)의 대변인 그랜트 크루즈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악천후로 인해 상당수의 전선이 끊겼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완전한 재건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댈러스와 포트워스가 있는 텍사스 동북부는 최근 텍사스 남부에 피해를 주는 폭염의 영향은 아직 덜한 상태다.
댈러스 일대의 이날 오후 기온은 섭씨 25도 안팎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이날 오후 또다시 악천후가 닥칠 것으로 예고돼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미 기상청(NWS)은 이날 텍사스 중북부 팬핸들 지역 상공에서 뇌우가 발생해 동쪽으로 이동하며 밤새 폭풍우 기단과 합쳐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강풍이 불고 큰 우박이 내릴 내리거나 한두 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2주 전에는 텍사스 동남부 휴스턴 일대에 폭풍이 강타하면서 약 100만가구가 정전된 바 있다. 당시 강풍과 관련된 사고로 8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또 텍사스 북부 일부 지역을 비롯해 오클라호마, 아칸소, 켄터키, 앨라배마 등 미 남부 지역에는 전날까지 사흘간 토네이도가 잇달아 강타하면서 최소 25명의 사망자를 냈다.
기상학자들은 미 내륙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 머물면서 불안정한 기류와 함께 토네이도나 폭풍을 연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던일리노이대의 기상학 교수인 빅터 젠시니는 “지난 주말 덥고 습한 공기와 함께 이런 폭풍에 연료가 되는 많은 요인이 있었다”며 “정말 강한 제트 기류도 있었는데, 이 제트 기류는 이러한 유형의 토네이도에 필요한 바람 단면을 공급하는 데 기여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