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췌장암, 식욕부진·복통·황달이 주증상

[연합뉴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2021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에 발생하는 췌장암 환자는 8,872명으로 전체 암 중에서 8위이지만 사망 원인으로는 5위다. 2017~2021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2.1%이지만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5.9%로 1993~1995년 통계에 비해 5.3% 높아졌지만 국내 10대 암 가운데 예후(치료 경과)가 가장 나쁘다. 췌장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다른 소화기계 질환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조기 발견이 어렵다. 방치하면 전이돼 치료가 어려워 조기 발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흡연자, 발생률 2~3배 높아

췌장암 발병 위험 인자로는 흡연·당뇨병·만성 췌장염·가족력·육류나 지방 성분이 많은 식사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흡연은 현재 알려진 췌장암 발병 위험 인자 가운데 가장 큰 위험 인자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률이 2~3배 높으며, 흡연이 원인으로 작용한 경우는 전체 췌장암 발생률에서 20% 정도 차지한다.

당뇨병도 췌장암 발병에 매우 중요한 위험 인자인데,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복통·황달·식욕부진·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갑자기 2형 당뇨병이 발생하면 췌장암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자체가 췌장암 발병 위험 인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췌장암이 발생하면 2차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성 췌장염도 주요 위험 인자다. 국내에서는 서양에 비해 만성 췌장염 환자가 적어 위험성이 강조되지 않았지만 최근 생활 패턴 변화와 함께 환자가 늘면서 만성 췌장염 검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음주는 만성 췌장염의 주원인으로, 과음도 췌장암 발병 원인일 수 있다.

김완배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가족력은 췌장암 발병 원인의 10%를 차지하고, 직계 가족 중 2명의 췌장암 환자가 발생하면 6.4배, 3명의 췌장암 환자가 발생하면 32배 췌장암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직계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게 좋다”고 했다.

■복통·황달·식욕부진이 대표적 증상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과 황달이다. 복통은 췌장암 환자의 70%, 황달은 50% 정도에게서 나타난다. 복통은 대개 복부 중간 위인 심와부에서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발생해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췌장암은 위암과 달리 식사나 위장관 운동과는 관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통이 있다는 사실은 췌장 주위로 이미 암이 침범해 있다는 신호여서 복통이 없이 병원을 찾아오는 췌장암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병원을 방문하기 1~3개월 전부터 경미한 복통이 발생했다가 점점 심해져 병원을 방문할 때가 흔하므로 지속적인 복통이 생기면 주의해야 한다.

황달은 눈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췌장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고 췌장에만 국한된 초기에도 황달 증상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복통 보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에 쉽다.

복통과 황달 이외에 식욕부진도 췌장암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증상의 하나다. 췌장암 환자에게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식욕부진인데 복통이나 황달과 같은 뚜렷한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몇 개월 전부터 발생한다.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해야 생존율 높여

진행 시기에 따라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증상 치료 등 치료법이 결정된다. 췌장암 치료는 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치료법 중 가장 확실하게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적 치료이다. 종양이 췌장 내에 국한돼 바로 수술이 가능하다면 즉시 수술하고, 수술 후 보조적으로 항암 치료를 한다.

암이 췌장의 머리 부분에 발생한 경우라면 췌장 머리 부분과 함께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잘라내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실시하고, 몸통이나 끝 부분에 암이 발생했다면 췌장의 몸통 및 꼬리와 함께 비장이나 좌측 부신을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전에는 원격 전이 단계뿐만 아니라 국소 진행 단계 췌장암도 수술을 포기하거나 수술을 시행해도 암이 잔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을 진행함으로서 수술이 어려웠던 췌장암 환자도 수술로 생존 기간이 길어지고 재발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이를 위해서는 다학제 진료가 바탕이 돼야 한다. 치료가 어려운 3기 이상 환자일수록 소화기내과는 물론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최적의 치료 방침을 세워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다학제 진료로 재발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법을 정함으로써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20~30%만 진단 시 수술 가능, 조기 발견 중요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췌장암의 최초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20~30%에 불과하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단계인 경우 5년 생존율이 47.2%, 주위 장기나 인접한 조직 혹은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 단계라면 21.5%,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2.6%(2021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로 국한 단계에서 발견하지 않는 한 예후가 매우 좋지 못한 암이기 때문이다.

김완배 교수는 “췌장은 몸속 깊숙이 위치한 장기이므로 일반 검진으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췌장암 여러 증상을 숙지하고 아주 작은 변화라도 쉽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초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은 췌장암의 주요 위험 요소다. 담배만 끊어도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과음을 삼가고,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췌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당뇨병·만성 췌장염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위험 요인이나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해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

[미주 한국일보 – 권대익 의학전문]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1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황금빛 인생 2막: 시니어 은퇴 계획 길라잡이

은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안녕하세요, 미래의 나 그리고 지금의 나! 은퇴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편안한 안락의자? 여행? 아니면 불안감? 현실을 직시합시다. 옛날에는 소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한인타운 한복판서 무자비한 집단폭행 발생… 5명이 한 남성 공격”

지난 24일 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중심부에서 충격적인 폭력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베벌리 불러바드와 노르만디 애비뉴 교차로에서 5명의 남성이 한 남성을 brass ...

LA 시의회, 이민자 보호 정책 표결 앞두고 논란 가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 강화에 맞서 "성역도시" 지위 강화 추진 로스앤젤레스 시의회가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와 소위 "성역도시"에 대한 ...

LA 시의회의 소방국 증세 계획,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논란

세금 인상만으론 해결 못하는 만성적 재정난... 시민들 "효율적 예산 관리부터" LA 시의회가 로스앤젤레스 소방국(LAFD) 지원을 위한 새로운 세금 부과를 계획하고 ...

충격! 트럼프 효과로 ‘불체자 캐나다 역이민’ 급증

"미국서 캐나다로 도망가는 불법체류자들... 하루 평균 5명씩 국경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이민 정책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

60년 전통의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의 비극적 몰락

파산 절차 중인 TGI프라이데이즈, 올해만 130개 매장 폐쇄 미국의 대표적 캐주얼 다이닝 체인점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TGI프라이데이즈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습니다 ...

경북산불에 ‘대피행렬’ 대혼란…7번 국도 아비규환이었다

대피장소 4번 바꾼 청송군…아수라장 속 대피하던 주민 사망 속출 영양서 일가족 등 6명 대피 중 참변…"꽉막힌 차량 사이 불덩이가 비처럼 ...

‘와이파이’ 껐다고 엄마에 흉기 휘두른 10대 소녀들

10대 소녀들이 와이파이(WiFi)를 꺼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ABC 뉴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텍사스주 당국에 ...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이 이용만 당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

자신의 훌륭한 인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표현하고, ...

타운 시니어 센터 NHL 경기에서 미국 국가 연주

LA 한인타운 시니어 센터 회원들이 지난 23일 한인 이민 123년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 아이스 하키리그(NHL) LA 킹스 홈경기에서 하모니카로 미국 ...

[집중취재 – 한인 마약·약물 중독사] ‘남의 일 아니다’… 한인 연간 100여명씩 사망

▶ LA도 한인 사망사례 빈발▶ 80% 이상이 우발적 사고 ▶ 값사고 구입 쉬운 펜타닐▶ 급속 확산에 ‘위기 증폭’ 지난해 8월 ...

배달앱이 매상을 떼어먹다니… 2만불 못 받은 한인 식당업주 “억울”

▶ “우버 이츠 명확한 설명없이 6개월 지나도록 지급 안 해” 식당 운영에 배달 앱과의 공생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매장 ...

이정후는 MLB 개막전부터…김하성·김혜성은 때를 기다린다

28일 미국 본토 개막전…배지환도 피츠버그 로스터 진입 유력 김하성 재활·김혜성 마이너리그서 시작…오타니 투타겸업 재개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27일(한국시간) 미국 본토 ...

홍명보호, 요르단과 1-1 무승부…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 실패

전반 5분 이재성 선제골…공 점유하고도 추가 득점 못하다 역습에 동점골6월 이라크와 원정, 쿠웨이트와 홈 경기서 북중미 직행 최종 판가름 홍명보호가 ...

민희진 측, ‘직장 내 괴롭힘’ 과태료 사전통지에 불복 “누명 벗을 것”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노동청의 과태료 사전 통지에 불복하겠다고 밝혔다. 24일(한국시간) 민희진 전 대표 측 ...

故 김새론 전남친 “김수현 탓 아냐..뉴욕 남편 폭력·가족 무관심 때문” 주장

배우 고(故) 김새론의 전 남자친구가 고인의 죽음과 관련해 "배우 김수현과는 관련 없다"고 증언했다. 25일(이하 한국시간) 더팩트는 고 김새론의 전 남자친구 ...

아일릿 “진하게 느낀 1년…또래가 공감할 가사로 사랑받았죠”

데뷔곡 ‘마그네틱’으로 활약…”1년 내내 차트 진입해 놀라워”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비행기를 탄 1년이었고, 무엇보다 글릿(아일릿 팬덤)을 만날 수 있어 ...

성범죄·마약·경찰 유착..’승리 사내이사’ 버닝썬 파산 절차[스타이슈]

빅뱅 승리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의 법인 버닝썬엔터테인먼트가 파산 절차를 밟는다. 뉴스1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3부(부장판사 강현구)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버닝썬엔터테인먼트에 대한 ...

트럼프 행정부, 영주권 심사 강화로 난민·망명자 수천 명 발목 잡혀

새로운 행정명령으로 인한 영주권 신청 처리 중단...이미 길었던 대기 시간 더욱 늘어날 전망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일부 영주권 ...

법원, 컬럼비아大 한인학생 추방절차 일시중단

영주권자 정모씨, 시위 후 영주권 취소…이민당국 추적받아 판사 "외교정책 위험 가한 기록없어…추가 명령까지 구금·타지역 이송 금지" 가자전쟁 반전시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

산불 고위험 등급받은 남가주 면적 76퍼센트 늘어

라 캬냐다, 사우스 파사데나, 알함브라, 헌팅턴 비치, 라구나 힐스, 치노 힐스등 화재 구역으로 제정 24일  발표된 새로운 주정부 산불 위험 ...

[속보]트럼프, 미국 선거 개혁 행정명령 서명

시민권 증명서 요구, 투표권 제한 우려 트럼프, 선거 개혁 행정명령 서명...시민권 증명과 우편투표 제한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

LA 카운티에 사형 부활

엘에이 카운티 검찰이 사형을 구형할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습니다 네이선 호크만 엘에이 검사장은 25일, 전임 조지 개스콘 검사장이 전면 금지한 사형 ...

트럼프 이민 강경책에 대비하는 한인 사회 간담회 개최

LA 한인회와 총영사관 주최로 주요 단체장과 이민법 변호사 초청한 이민 정책 간담회 개최 "영주권자들은 범법 피할것, 서류 미비자는 국경지대 방문 ...

정부 대신 총대 멘 현대차 정의선 회장..

미국 관세 압박 속 국내 기업 첫 투자 발표제철소 신설 "미 일자리 1300개 만들 것""미국 시장 사수" 그룹 이해관계도 맞물려힘 ...

“전쟁계획 민간메신저 논의” 보도 기자 “믿기지 않았다”…

공화 의원 "중러가 문제의 메신저 논의 봤을 것으로 확신" 볼턴 "아무도 여기서 논의하면 안된다고 하지 않은 것 충격적" 미국 안보 ...

“머스크의 칼날 맞은 우정청”…데조이 국장 전격 사임

트럼프의 민영화 드라이브에 USPS 노조 반발 확산..."1만 명 감원 계획에 우정청 존립 위기" 미국 우정청(USPS) 루이스 데조이 국장이 일론 머스크가 ...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실수, 진화하는 트럼프

"전쟁계획 메신저 유출은 심각한 일 아니다"... 왈츠 보좌관 재신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큰 파문을 일으킨 '전쟁계획 민간 메신저 ...

이재명 정치운명 중대 기로…선거법 항소심 오늘 오후 선고

1심선 징역형 집행유예…대법서 확정되면 이후 대선 출마 불가 '김문기 몰랐다' 발언과 백현동 발언 허위사실 해당 여부 쟁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

LA시, 노숙자 지원기관 LAHSA 수억 달러 자금 철회 검토

감사 결과 '실패한 기관' 낙인... 시의회 만장일치 동의안 통과 LA시의회가 로스앤젤레스 노숙자 서비스 당국(LAHSA)에 대한 수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철회하는 ...

예산 적자인 LA 돕기 위해 주정부 20억 달러 지원

내년 회계년도에 10억 달러의 예산적자가 예상되는 엘에이시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가주 의회가 20억 달러에 가까운 거액을 엘에이시에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