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지난 4년간 대면 대신 온라인 회의가 늘어나면서 미국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회사원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회사원들의 업무 방식이 디지털 연계성은 높아지고 개인적 연결성은 떨어지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이른바 ‘고립의 유행병’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미국인들은 온라인 회의 비중을 늘리는 등 업무 방식을 대면에서 원격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업무용 소프트웨어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인들이 온라인 회의에 쓰는 시간은 3배 증가했고, 반대로 직장에서 다른 근로자와의 일상적인 상호 작용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조사에 따르면 사무실에 나와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전체 업무 시간의 4분의 1 정도를 온라인 회의에 쓰는 반면, 대면 회의는 업무 시간의 8%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외로움은 커졌다.
보험회사인 시그나가 미국인 1만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외롭다고 답한 비율은 58%로 2018년(46%)보다 12%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뉴욕에서 사람들 간의 모임을 운영하는 회사인 ‘피플후드’를 설립한 줄리 라이스는 “뉴욕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모두 ‘줌’으로 대화한다”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어떤 관계를 맺었든 지금 그 관계는 멈춘 상태”라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의 단절과 외로움은 이직률과 결근을 증가시켰고, 이는 고용주 입장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시그나의 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으로 인한 결근으로 연간 1천540억달러(약 209조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꽃 유통업체 1-800-플라워스의 제임스 매켄 회장은 “일은 사회적인 것이며 단순한 급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라고 말했다.
1-800-플라워스는 직원의 외로움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사무실 근무를 주 3일에서 4일로 늘렸다고 WSJ은 전했다.
아울러 일에 집중을 방해할 수 있는 사무실 내 잡담에도 예상 이상으로 이점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럿거스 대학 경영대 제시카 메토트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사무실에서 잡담에 참여한 근로자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고 동료에 대해서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