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라파 난민촌을 공습해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데 이어 시가전까지 강행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대규모 라파 공격’을 무기 지원 중단의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미국의 판단에도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한 책임이 있는 하마스 고위급 테러리스트 2명을 죽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해 라파 서부에 위치한 탈알술탄 난민촌을 공습했다. 이날 공격으로 지금까지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의회에서 이 사건을 “비극적 실수”로 규정했지만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작전 강행을 고집했다. 하루 뒤인 28일 라파 중심가의 랜드마크 ‘알아우다 모스크’ 인근에서 이스라엘군 탱크를 봤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알자지라 방송도 이스라엘군 탱크가 라파 서쪽으로 진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일부 목격자는 이스라엘군 장갑차 내부와 근처에 병사들이 없었다면서 원격조종 무인 장갑차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추후 관련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만 밝힌 가운데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시가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시선은 미국의 무기 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 3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했으며 최근 이를 어길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레드라인을 넘었는지 평가하는 중”이라며 “라파 사건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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