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난민촌에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수십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이스라엘 정부는 공습에 따른 화재가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비 하이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27일 이 사건과 관련, “초동 조사 결과 하마스 지휘관을 겨냥한 공습에 따른 화재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습의 표적은 하마스 지도부였으며 민간인 인명피해는 이 작전의 직접적 결과가 아니라는 취지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와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등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군은 라파 서부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 공습으로 지금까지 여성과 노약자 23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이 피란민촌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의 라파 동부 공격이 시작된 이후 피란한 주민 수천 명이 머물고 있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피란민 텐트를 겨냥해 학살을 저질렀다면서 요르단강 서안, 예루살렘 점령지와 해외 거주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봉기하라고 촉구했다.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라파 공격을 중단하라는 긴급명령을 내린 지 이틀 뒤 대규모 민간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라파 공습을 전쟁범죄로 조사할 것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라파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스라엘에 ICJ 명령을 준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군 검사장인 이파트 토메르 예루살미 소장도 이번 사건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스라엘군은 전쟁 중에 발생한 비전투요원의 피해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측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사망자 3만6천50명, 부상자는 8만1천26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