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언론들도 27일 서울에서 약 4년 5개월 만에 열리는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관심을 보이며 3국 정상회의의 배경과 향배 등을 주목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과 일본은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로 인한 경제적 이익 확보, 미국과의 안보 동맹 강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더욱 밀착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려 한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크리스토퍼 존스턴 일본 석좌는 WP에 “경제 이슈 등을 비롯, 한일 양국에 중국과의 관여 기회는 매력적이지만, 중국의 행동과 의도에 대한 깊은 우려와 대미 및 한일 관계에서의 보다 긴밀한 공동 보조에 따른 공통된 이익이라는 더 큰 맥락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정책 전문가인 다니엘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에 경고음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미국은 ‘반중 축'(anti-China axis)을 추진하는 국가들에 한국과 일본이 그들만의 이익을 갖고 있으며, 항상 우리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총리가 미국 동맹인 한국, 일본과 보기 드문 회담을 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당국자와 외교관들은 중대한 발표가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3국이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긴장됐던 관계를 회복하고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설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한국에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총리의 한중 정상회담 내용을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또 리 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외국 기업에 항상 문호를 개방할 것이며, 기업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한일중 정상회의가 전통적으로 안보 문제보다는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북핵 등 문제가 다뤄질 것이며 이에 대한 한일과 중국 간에 균열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WP는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고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을 축소하도록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리창 총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의 핵 개발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 중국과 러시아가 반복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강화 결의안에 지속해 거부권을 행사한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AFP 통신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일본에 통보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계획이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7일 새벽 일본에 이날부터 내달 4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며, 이에 따른 해상 위험구역 3곳을 설정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한미일 당국자들은 긴급 전화 협의를 통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중단을 요구해 나간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