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서 주식뿐 아니라 채권, 원유 등의 변동성 지수가 수년 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23일 장중 11.5까지 내려가면서 약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는 2017년에 기록한 역대 최저치와 근접한 수준이다.
VIX 지수는 투자자들이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얼마나 클지 예상하는 지표다.
이와 함께 3개월 시장 변동성 전망을 보여주는 3개월 S&P500 내재 VIX 지수도 2018년 10월 이후 최저를 기록하며 지난주를 마감했다.
채권, 원유, 환율 등 관련 변동성 지표도 모두 낮은 수준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기타 주요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의 공급 축소 결정으로 인해 원유 가격 변동 범위가 안정됐다.
미국 국채의 변동성 지수(MOVE)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직전인 202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시장이 이보다 더 평온할 순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분간 시장에 깜짝 뉴스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됐고 유럽과 미국은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대표단은 6월 2일 OPEC+ 화상 회의에서 생산량 감축을 하반기까지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는 9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이러다 보니 투자자들이 자산 처분에 나서거나 위험을 회피해야 할 수요도 낮다.
다만, 올해 미국 대선을 고려하면 낮은 변동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는 의문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적했다.
인도는 이달 총선 기간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급등했다.
영국 파운드화의 경우 지난주에 조기 총선 날짜가 7월 4일로 확정되자 2개월 변동성이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시장의 평온함은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BOE 글로벌 마켓츠의 파생 시장 정보 대표 만디 수는 “이것이 폭풍 전 고요함이고 경제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본다면 극도로 낮은 변동성은 투자자들이 안이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