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아성’ 뉴욕서 대규모 옥외 집회…소수 인종 공략
“집권하면 대규모 형사 추방…첫날 국경 닫고 ‘침공’ 중단시킬 것”

“매우 간단합니다. 조 바이든이 ‘불법 외국인(불법 입국자) 우선’이라면 나는 ‘미국 우선’입니다.”

오는 11월 대선 공화당 후보 자리를 예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 대표적인 ‘적진’ 공략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시 행정 단위 중 히스패닉 및 흑인 주민 비율이 90%를 넘는 사우스브롱스의 크로토나 공원에서 수천 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야외 유세를 했다.

1시간 30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을 통한 이민자 대규모 유입을 허용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특유의 선동적인 언사를 동원하며 집중 공격했다.

그는 남미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예멘 등 중동·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들은 신체적으로 건장하고, 19∼25세 나이에 대부분 남성”이라며 “나는 그들이 군대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 감옥 수감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데, 그것은 그들이 미국으로 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것을 끝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 도시와 나라를 가져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집권에 성공하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형사상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나는 취임 첫날 국경(남부 국경)을 닫고 침공(불법이민자 입국)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에서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근소한 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날 대대적인 ‘적진 공략’에 나선 격이었다.

뉴욕주는 캘리포니아주와 더불어 민주당이 확고한 우위를 점해온 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대선에서 59% 대 36.5%의 득표율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앞섰고, 2020년 대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61% 대 38%의 득표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크게 앞섰다.

그 중에서도 뉴욕시 사우스브롱스는 인종 분포 측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세인 백인보다 흑인과 라틴계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라는 점에서 트럼프로선 상대 진영의 ‘심장부’ 공략에 나선 격이었다.

찬조 연설자도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플로리다) 등 흑인과 히스패닉 인사를 내세웠다.

청중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일제히 스마트폰을 치켜들며 촬영을 했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 발언이 나올 때마다 환호했다.

거의 평생을 뉴욕에 거주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의 범죄율, 노숙자 문제, 열악한 지하철 등 인프라를 거론하면서 뉴욕은 “추락하고 있는 도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뉴욕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암으로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민주당 출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1977∼1981년 재임)을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에 대해 기뻐하는 유일한 인물은 지미 카터”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카터를 훌륭해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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