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딴 김민종 [대한유도회 제공]

세계를 제패한 남자 유도 최중량급 간판 김민종(양평군청)은 침착한 목소리로 “경기장을 나오면서 기쁜 감정은 다 지웠다”라며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김민종은 2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100㎏ 이상급에서 우승한 뒤 연합뉴스와 국제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파리 올림픽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며 “오늘 느낀 기쁨의 감정을 모두 잊고 다시 훈련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종은 준결승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루카스 크르팔레크(체코)를 모로걸기 절반으로 물리친 뒤 결승에서 만난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구람 투시슈빌리(조지아)를 가로누르기 한판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땄다.

한국 남자 유도 선수가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8년 73㎏급 안창림과 100㎏급 조구함(이상 은퇴)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1985년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무려 39년 만이다.

김민종은 ‘한국 유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말에 “진짜 역사는 두 달 뒤 파리에서 쓰고 싶다”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경쟁선수들의 견제가 심해질 텐데, 이를 이겨내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민종은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는 “평소 큰 대회에 출전하면 나도 모르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 대회를 파리 올림픽의 리허설 무대라고 생각하고 흥분하는 모습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민종은 자기 말처럼 메이저 국제대회마다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16강에서는 하라사와 히사요시(일본)에게 무리한 공격을 쉼 없이 시도하다 제풀에 꺾여 패했고,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는 테무르 하리모프(타지키스탄)를 상대로 거친 공격을 하다 되치기당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민종은 도쿄 올림픽,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패한 뒤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그는 “황희태 대표팀 감독님이 오늘만큼은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라고 조언하셨다”며 “감독님 말처럼 차분하게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사실 오늘 시상대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라며 “파리 올림픽에선 오늘보다 훨씬 많은 기쁨의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종은 25일 열리는 대회 혼성 단체전에 출전한 뒤 26일 대표팀 동료들과 귀국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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