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오는 8월부터 중국산 전기차(EV)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하기로 한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행사에 화상으로 참가해 관련 질문을 받고 “테슬라와 나는 이런 관세를 요구하지 않았고, 관세가 발표됐을 때 놀랐다”며 “교역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답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꽤 잘 경쟁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나는 관세가 없는 것에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현장의 한 기자에게서 ‘바이든 정부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정책이 테슬라의 더 저렴한 전기차 출시에 청신호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처음에는 “그렇게 중요한 성격을 지닌” 상장기업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 직후 화상 연결이 몇 분간 끊겼고, 머스크는 다시 돌아와 “테슬라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문은 대답하고 싶지 않고, 청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테슬라의 저가 신차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관세 문제에 대해서만 답했다.

이어 머스크는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소속 기자가 테슬라의 최근 매출 감소와 주가 하락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하자 기자의 말을 끊고는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진짜 언론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 질문을 중단할 수 있다”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머스크는 이날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benign) 시나리오에서는 누군가가 하는 어떤 일이든 선택적(optional)일 것”이라며 “당신이 일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취미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일을 하지만, 그렇지(일하지) 않더라도 AI와 로봇들이 당신이 원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대(對)중국 관세 정책에 대한 머스크의 언급이 지난 1월 내놓았던 발언과 모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서구 시장 진출에 대해 질문하자 “그들은 어떤 종류의 관세나 무역 장벽이 세워지느냐에 따라 중국 밖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솔직히 나는 무역 장벽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그들이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무너뜨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지난 1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100%로 인상하는 것을 비롯해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수입품 180억달러(약 24조6천억원) 상당에 대해 관세를 대폭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이 미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중국산 배터리 관세 인상에 따라 테슬라 등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업체들이 받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최근 분석했다.

WSJ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이용해 미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3(스탠더드 레인지)의 경우 대략 1천달러(약 137만원)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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