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모기지 이자율 부담 때문에 주택 구입을 보류한 바이어가 많다. 이자율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구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자율이 조만간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 많은 바이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 4월 18일 올해 처음으로 7%(30년 고정)를 돌파했다. 이후 7.22%까지 오른 이자율은 최근에 들어서야 다시 7.02%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이자율 수준은 대부분 바이어가 부담하기에 높은 수준인 데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자율 상승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 이자율 상승 모멘텀 강해

모기지 이자율 전망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달려 있다.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프레디 맥의 렌 키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등 현 경제 상황을 고려하며 이자율 상승 모멘텀이 강하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이자율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 대부분 경제 기관은 모기지 이자율이 올 한 해 서서히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전망은 첫 두 달간 맞아떨어지는 듯했으나 모기지 이자율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전망과 달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통제되기 힘들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모기지 이자율 변동성도 큰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되는 연말쯤 이자율이 하락하겠지만 시장의 기대보다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치솟는 이자율로 구입 중단

주택 거래가 1년 중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봄철 모기지 이자율 급등에 주택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 프레디 맥에 따르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동안 연간 전체 주택 거래의 약 36%가 이뤄진다. 높은 이자율과 주택 가격, 매물 부족 현상 등으로 인해 예년과 같은 주택 시장 열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나날이 치솟는 주택 보험료가 최근 내 집 마련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주택 보험료는 지난해 무려 20%나 급등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최악의 주택 구입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약 71%의 바이어가 이자율이 떨어질 때까지 주택 구입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 통제 가능 요인 찾아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실망하기보다는 통제 가능한 조건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모기지 이자율, 주택 가격, 매물 상황은 바이어가 통제할 수 없는 조건이다. 하지만 구입 가격대, 구입 지역, 모기지 대출 프로그램 등의 조건은 바이어의 상황에 맞게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

◇ 눈높이 낮추기

눈높이를 낮춰 일부 조건을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원하는 매물 조건과 필요한 매물 조건을 구분해야 한다. 반드시 갖춰야 할 매물 조건과 갖추고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조건을 정하고 매물을 찾도록 한다. 원하는 조건이 없더라도 필요한 조건을 갖춘 매물을 찾았다면 바로 오퍼를 제출한다. 만약 이 매물이 원하는 조건까지 갖추고 있다면 보너스로 생각하면 된다.

◇ 셀러에게 조건 양보 요청

높은 이자율로 주택 수요가 주춤해지자 가격을 내리는 셀러가 늘고 있다.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 4월 리스팅 가격을 인하한 셀러는 약 15.5%로 지난해 같은 달(12.3%)보다 늘었다. 가격이 인하된 매물을 중심으로 구입을 고려하거나 지역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셀러 측에게 일부 조건 양보를 요청하는 전략도 활용해 볼 수 있다. 집이 잘 팔리지 않는 지역에서는 최근 셀러에게 클로징 비용 부담이나 이자율 바이다운, 셀러 파이낸싱 등의 조건을 요구하는 바이어가 늘고 있다.

◇ 이자율 바이다운

이자율 바이다운은 일정 기간 이자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선불 수수료를 지급하는 대출 프로그램이다. 주택 구입 초기 페이먼트 부담을 크게 낮춰주는 것이 장점이으로 바이어가 셀러에게 수수료 지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많이 사용되는 옵션으로 2/1 바이다운과 3/2/1 바이다운이 있다.

2/1 바이다운은 모기지 대출 첫 1년간은 2%포인트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고 둘째 해에는 1%포인트 낮은 이자율이 적용된다. 셋째 해에는 기존 승인된 이자율로 다시 상향 조정되는데 최초 적용 이자율이 6%라면 첫째 해에는 4%, 둘째 해에는 5%, 셋째 해부터 만기까지 6%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자율 바이다운은 재융자 실시를 위한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이자율 바이다운으로 주택 구입 초기 이자 부담을 최대한 낮추고 이후 이자율이 떨어지면 재융자를 실시해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면 된다.

◇ 셀러 파이낸싱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은 집을 파는 셀러가 대출 은행처럼 바이어에게 융자를 해주고 집을 넘기는 방식의 매매다. 바이어는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매달 셀러에게 원금과 이자를 납부해야 하는데 은행 제시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많고 셀러는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자율을 받을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다.

양측이 셀러 파이낸싱 조건에 합의했다면 부동산 전문 변호사를 통해 매매 계약서와 대출 계약서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셀러 파이낸싱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경우, 주택 담보 대출 또는 재난 발생 시 정부 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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