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왼쪽부터)이 222일(현지시간)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5.22 [바이마르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마르 삼각동맹’을 형성한 독일과 프랑스·폴란드가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 문제를 두고 이견을 노출했다.

세 나라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독일 바이마르에서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노르웨이와 아일랜드·스페인이 이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고 선언한 데 대한 질문에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끔찍한 상황을 해결하려면 상징적 인정 아닌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국가 인정만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전 세계 누구도, 어느 정치인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믿는 유럽연합 고위대표와 다른 나라들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폴란드는 팔레스타인을 이미 국가로 인정할뿐 아니라 양국 수반이 서로 상대국을 방문할 만큼 긴밀히 교류해왔다. 반면 이스라엘과는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학살)를 둘러싼 역사 인식 문제로 외교 갈등을 겪은 데다 지난달 이스라엘군의 구호 차량 오폭으로 자국민이 희생돼 껄끄러운 관계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지역 분쟁의 외교적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프랑스는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인정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부정적 의견을 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노르웨이 등 3개국에 앞서 폴란드와 불가리아·체코·헝가리·스웨덴 등 동부·북부 유럽 9개 회원국이 이미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회원국 간 입장이 엇갈리자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공감대를 찾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공동 외교와 안보 정책의 틀 안에서 모든 회원국과 계속 협력해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공동 입장을 촉진하겠다”고 적었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폴란드 세 나라는 이날 회담에서 무기 공동 조달 등 안보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유럽의회 선거를 겨냥한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에 함께 맞서 싸우기로 했다고 베어보크 장관이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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