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100만 명 이상이 대피 중인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을 곧 시작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군 최고위 인사가 라파에서 민간인들이 많이 빠져나왔다고 밝혀 주목된다.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슬랜틱카운슬 주최 대담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군사작전이 안전하고 책임있게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보고에 따르면 많은 민간인이 라파에서 빠져나왔다”고 답했다. 

브라운 의장은 미국이 라파 작전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요구하고 있는 것의 핵심은 민간인에 대한 피난처와 식량 제공 보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어느 정도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으나 보고상 민간인 중 상당한 부분이 라파에서 실질적으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자 지상전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관련, “수학적 공식은 없다”면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많은 사망과 파괴가 그 작전에서 이뤄질 것인지, 아니면 그 작전이 더 정확하고 비례적일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라파 작전과 관련해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계속 긴밀히 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라파 지상전과 관련, “민간인 보호를 위한 손에 잡히는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100만 명 이상의 가자지구 민간인이 대피 중인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민간인 희생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입장이었다. 

이날 브라운 의장과 설리번 보좌관이 그런 입장에서 명시적 변화를 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라파에서 민간인 일부가 빠져나온 상황을 거론하고, 이스라엘과의 관련 소통을 강조한 것은 ‘대규모 지상전 반대’에 방점이 찍혔던 종전 입장과 비교하면 뉘앙스 면에서 달라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현재 라파에는 이스라엘 5개 여단이 국지적으로 작전을 진행하고 있으나 하마스 소탕을 위한 본격적인 대규모 지상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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