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유럽을 공동 전선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원 연설에서 과잉 생산을 용인하는 중국의 산업정책과 관련해 통일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옐런은 연설에서 “이 방에 앉아 있으면 중국의 산업정책은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전략적이고 일치된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양국은 물론 전 세계 기업의 생존이 위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반중 정책을 쓰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중국의 행동은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므로 하나 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청정에너지 기술과 다른 분야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공세를 지적하면서 이런 야망으로 인해 “신흥 시장을 포함해 한 전 세계 국가들의 성장 산업 구축이 방해받을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설이 끝난 후에는 기자들에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의 교역에 관해 서로 다른 우려를 갖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과도한 수출 보조금에 대한 우려가 공유되는 만큼 “하나의 그룹으로 중국과 소통하는 것이 더 강력하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의 서방 시장 지배 움직임에 맞서, 미국은 유럽이 무역 장벽을 세울 준비가 되어 있음을 공동 전선을 통해 중국에 일깨우기를 희망하고 있다.

유럽으로 수입되는 모든 전기차의 약 37%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이들 중국산에는 중국 브랜드는 물론, 미국 테슬라와 독일 업체들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만든 것이 포함된다.

유럽은 세계의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으로, 수입 규모는 2020년 16억 달러(2조2천억 원)에서 지난해 115억 달러(15조7천억 원)로 급증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유럽과 중국의 관계에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을 추진하고 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과잉 생산을 포함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한다면서도 광범위한 관세 대신 “다른 접근 방식, 훨씬 더 맞춤형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많은 EU 관리도 미국의 접근 방식에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 관리는 미국식 관세 인상이 세계무역기구(WTO)가 정한 글로벌 규칙을 위반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긴밀한 무역 상대인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주요 수출국인 독일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에 더 신중한 입장이다.

독일 총리인 올라프 숄츠는 지난주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유럽 제조업체와 일부 미국 업체가 중국시장에서 성공적이고, 많은 유럽산 차가 중국에 판매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입되는 전기차 중 적어도 절반이 서구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EU의 대중 무역 적자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EU 통계청인 유로스탯(Eurostat)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U의 대중 무역적자는 625억 유로(92조6천억 원)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18% 각각 감소했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적다.

EU의 대중 무역적자는 2022년 3분기에 1천73억 유로(159조 원)로 정점을 찍었다.

EU는 1분기 대미 무역흑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런 무역 수지 개선은 취약한 역내 수요로 인해 수출 노력을 강화한 것과 함께 미국의 대중 관세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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