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히틀러 비교한 바이든 재선 캠프의 엑스 계정 [바이든 캠프 캠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 동영상에서 나치 독일의 제3제국(the Third Reich)을 연상시키는 ‘제국(Reich)’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오늘 논란이 됐다.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언어라면서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어제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주제로 한 30초 분량 동영상이 올라왔다.
공유댓글글자크기조정인쇄이 문장에서는 통일된 제국을 ‘unified reich’로 표현했다. ‘reich’는 독일어로 제국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통상적으로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을 의미한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진행한 선거 캠페인에서 “트럼프 캠프는 그가 이기면 그것은, 제3제국처럼 통일 제국이 될 것이라는 포스트를 어제 올렸다”면서 “이 사람은 미국이 아닌 히틀러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개월여 전에도 ‘히틀러가 좀 좋은 일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제기하는 위협은 첫 번째 임기 때보다 2번째 더 커졌다”면서 “트럼프는 만약 그가 11월에 또 지면 피바다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독재자를 칭찬하는 전임 대통령은 어제 소셜미디어에 나치 독일의 언어를 부각했다”면서 “전임 대통령에게 나오는 이런 수사는 놀랍지 않지만,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성명을 내고 논란이 된 동영상과 관련, “이것은 선거캠프가 만든 동영상이 아니다”라면서 “이것은 온라인상 임의의 계정이 만든 동영상을 직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있을 때 올린 것이며 그 직원은 (문제 된) 단어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낮 뉴욕에서 점심시간을 끝내고 법원으로 돌아오기 직전에 게재됐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해당 동영상으로 인한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이를 SNS에서 삭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민자를 해충으로 비유하고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을 놓고도 유대인 말살 정책을 추진했던 나치 정권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나와 논란이 되면서다.
바이든 캠프는 당시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를 흉내 낸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반(反)유대 혐오발언 등을 한 인사들을 자택으로 초청해 만찬하면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재임 중인 2017년 샬러츠빌에서 신나치 극우단체 등이 연루된 샬러츠빌 충돌에 대해 “양쪽 모두 다 책임이 있다”면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 찾아가 시위를 벌인 좌파 단체도 책임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떤 사람이든 히틀러 치하 나치 독일과 연관된 콘텐츠를 홍보하는 것은 혐오스러우며 역겹고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말했다.
그는 또 “신나치와 식사하는 것, 샬러츠빌 (사태) 이후에 ‘양쪽 다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 소재의 KDKA 방송과 인터뷰에서 피임약 규제에 열려있다고 발언했으나 캠프측에서 잘못된 발언이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임 규제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를 보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AP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임이 아닌 낙태약에 대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캠프측이 정정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