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자 트럼프 측이 영화 내용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고 AFP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오늘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대변인 스티븐 청은 오늘 영화 ‘어프렌티스’를 두고 “이 쓰레기는 오랫동안 틀렸음이 밝혀진 거짓말들을 선정적으로 다룬 순수한 허구”이자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가짜 영화제작자들의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공개된 ‘어프렌티스’는 1970∼8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시절 뉴욕에서 부동산 거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렸다. AFP와 NYT는 “트럼프의 기원(origin)”을 추적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브리엘 셔먼이 각본을 썼다. 할리우드에서는 제작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캐나다, 아일랜드, 덴마크에서 투자받았다.
전날 처음 공개된 영화에서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분한 주인공이 그의 외모를 비하하는 아내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1992년 이혼한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는 1990년 이혼 소송 과정에서 이런 주장을 제기했다가 나중에 증언을 번복하고 해당 주장을 철회했다.
이 장면에 대해 압바시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특정한 일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해 이바나 트럼프는 (법원에서) 선서 하에 증언했다”고 말했다.
압바시 감독은 영화에 이 장면을 넣은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트럼프가) 조금씩 자신을 여러 인간관계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보여준다”며 “이바나는 그와 매우 가까운 사람이므로 이바나와의 관계는 당연히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영화에는 또 극 중 트럼프가 외모 관리를 위해 지방 흡입 시술을 하고 탈모를 고치려고 두피 시술을 받는 장면 등도 포함돼 있다고 NYT 등 언론은 전했다.
압바시 감독은 트럼프 측의 소송 위협에 대해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압바시 감독은 “그(트럼프)가 많은 사람을 고소했다고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그의 (소송) 성공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트럼프)의 팀은 우리를 제소하기 전에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며 “나는 꼭 이것이 그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가 (영화를 보면) 놀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제작진은 이 영화를 오는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고 추진 중이지만, 아직 미국 배급사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