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국가 기밀 자료를 외부에 넘겼다는 혐의를 받는 러시아 물리학자 아나톨리 마슬로프(77)가 징역 14년형을 선고받았다고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이날 ‘일급 기밀’ 사건으로 분류돼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에서 마슬로프에 대해 반역 혐의를 유죄로 판결하고 징역 14년 형을 선고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소속 이론·응용역학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극초음속 공기 역학 분야 권위자인 마슬로프는 지난 2022년 6월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된 국가 기밀 자료를 외부에 넘겼다는 혐의로 체포돼 구금됐다.

러시아 매체 RBC는 마슬로프가 2014년 독일 정보국 대표에게 기밀 과학 개발 관련 데이터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매체 아카뎀 인포는 그가 극초음속 관련 데이터를 중국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인 올가 딘제는 반드시 항소하겠다면서 “마슬로프는 미국과 서구 대학을 포함해 세계 유명 대학에서 많은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러시아를 매우 사랑했고 국가 과학의 이익을 위해 일했다”고 강조했다.

딘제는 또 마슬로프가 지난 2월 심장마비를 겪었다면서 구금 시설의 의료 환경이 열악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에서는 마슬로프를 포함해 최소 3명의 과학자가 체포됐다.

2022년 6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레이저물리연구소 과학자 드미트리 콜케르가 중국 안보당국과 협력한 혐의로 체포됐고, 그해 8월에는 이론·응용역학연구소 소장인 알렉산드르 시프류크가 반역 혐의로 체포됐다.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콜케르는 체포 이틀 만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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