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LA 한인타운의 랜드마크인 에퀴터블 플라자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제이미슨 프라퍼티스(이하 제이미슨)가 다음 달로 만기가 다가온 상업용 모기지 담보증권(CMBS) 대출금을 갚지 못할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매체인 ‘커머셜 옵저버’는 상업용 부동산 정보업체인 ‘트렙’의 보고서를 인용, 한인타운 윌셔가에 위치한 34층짜리 오피스 타워인 에퀴터블 플라자(3432 Wilshire Blvd. LA)를 소유하고 있는 제이미슨이 오는 6월 만기인 8,750만 달러 규모의 CMBS 대출금을 보유하고 있는 렌더에 대출금 상환을 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제이미슨 측의 통보에 따라 제이미슨 CMBS는 이 렌더의 대출 특별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렌더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한인 은행은 아니며 주류사회 대형 펀딩 기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렙의 보고서에는 건물의 앵커 테넌트들인 한인은행 CBB 뱅크, 그리고 윌셔 비즈니스 센터의 임대 계약이 올해 11월과 12월 사이 만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커머셜 옵저버는 전했다. 그러나 제이미슨 관계자는 커머셜 옵저버에 “만기 대출 상환이 불가능할 때 특별관리 대상에 놓여지는 것은 CMBS 대출 연장을 받기 위해 필요한 사전 절차의 하나”라며 “제이미슨은 대출 기간 전체에 걸쳐 페이먼트 의무를 항상 충족해 왔다. 또 주요 세입자가 건물을 비운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CBB 뱅크와 윌셔 비스니스 센터의 리스 갱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CBB 뱅크 관계자는 20일 “리스 담당 부서가 리스 갱신 여부를 놓고 제이미슨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퀴터블 플라자는 ‘에퀴터블 트러스트 빌딩’으로도 알려진 실내면적 68만8,292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사무용 건물로 1969년 완공됐으며 1993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쳤다. 트렙에 따르면 이 건물의 평가 가치는 2014년 대출 당시 기준으로 1억5,050만달러였다.

한인사회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제이미슨의 설립자 데이빗 이 회장이 건물의 최대 소유주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루프넷에는 제이미슨이 에퀴터블 플라자의 기본 연락처로 등록돼 있다.

에퀴터블 플라자는 최근 높은 공실률로 고전하고 있다. 트렙에 따르면 이 건물의 오피스 점유율은 2021년 67%에서 2023년 57%로 감소하는 등 지난해 공실률이 43%에 달한다. 커머셜 옵저버는 또 제이미슨이 지난 10년 동안 공실률이 높은 여러 오피스 건물들을 거주용 건물로 전환해 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만기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할 경우 채무 불이행(default) 상태가 되면서 차압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도 “제이미슨과 렌더 측의 협상에 따라 대출 연장이나 조정 등 여러 옵션이 있어 아직 확단은 이르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제이미슨이 에퀴터블 건물에 대해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수요가 높은 거주용으로 전환하면서 자금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도 제이미슨이 엔시노에 소유하고 있는 15만7,400평방피트 규모의 사무용 건물 컴플렉스의 대출도 비슷한 이유로 특별관리로 넘어갔다고 부동산 전문 매체 ‘더 리얼 딜’이 전했다.

<미주한국일보 –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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