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뮌헨에서는 내가 장점이라고 여긴 것들이 항상 필요한 건 아니었기에 내적 갈등을 겪었습니다.”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괴물 수비수’ 김민재(27)의 말이다.

김민재는 2023-2024시즌 뮌헨에 입단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직전 시즌 나폴리(이탈리아)를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고,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상도 받으며 ‘특급 수비수’ 반열에 오른 그였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이런저런 실책성 플레이들이 잦아졌다.

지난달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2-2 무승부)은 김민재에게 ‘치명타’였다.

김민재는 자리를 지키지 않고 섣부르게 움직이다가 결과적으로 두 골이나 내줬고, 결국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1차전 뒤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너무 탐욕스럽게 수비한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21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T-온라인과 인터뷰에서 공을 적극적으로 탈취하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뮌헨과 맞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난 항상 신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그러나 (투헬 감독의 비판 뒤) 경기 중 망설이는 순간이 많아졌다. 확신을 가지고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김민재는 덧붙였다.

김민재는 UCL 탈락이 확정된 다음에 치른 분데스리가 경기인 볼프스부르크와 홈 경기에도 선발 출전해 보다 절제된 플레이를 펼치며 무실점에 기여했다. 다만, 막판에 발목을 접질려 교체됐고, 리그 최종전에 뛰지 못했다.

김민재는 전북 현대에서 뛰던 시절부터 늘 ‘최고’였다. 선발 자리를 잃고, 결정적 실수를 범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건 그에게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을 터다.

김민재는 “전술적인 관점에서 감독님의 요구를 더 잘 이행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실패 원인을 냉정하게 짚었다.

혹독했던 데뷔 시즌은 이제 끝났다. 새 출발을 해야 할 때다.

그를 뮌헨으로 데려왔으나, 한때 그에게 실망했고, 마지막에는 그를 감싸 안기도 했던 투헬 감독은 성적 부진에 결국 구단과 결별했다.

로베르트 데제르비 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잉글랜드) 감독, 뱅상 콩파니 번리(잉글랜드) 감독 등이 뮌헨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된다.

김민재는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해야 한다”면서 “한 시즌이 끝나면 선수로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뭘 잘했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뭐가 필요한지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와 약점을 통해 배우는 게 더 중요해졌다. 높은 수준의 경쟁을 하기 위해선 반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음 시즌엔 더 강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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