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前 미 국무 “‘대만 자주국방 능력 유지’ 美약속 준수…공동의 도전에 맞설 것”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식에 참석한 미국 대표단을 접견하고 “미국이 안보·경제·무역·과학기술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지원해 굳건한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대만 현지 매체인 뉴토크 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취임식 후 미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 인민(국민)을 대표해 미국 지지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라이 총통은 이어 “모두 우려하는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 ‘평화 4대 지주 행동 방안’을 추진하며 가치 외교를 통해 각국과 연계를 강화해 지역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세계 번영·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건·책임·자신감·단결’ 등 네 단어를 키워드로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8년 집권 기조를 이어받아 양안(중국과 대만) ‘현상 유지’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을 빈번하게 피력해왔다.
그는 작년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대만의 국방·경제·민주주의 강화와 현상 유지라는 4가지 기둥(支柱)론을 밝힌 바 있다.
라이 총통은 취임 연설을 통해서도 “양안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하면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不卑不亢),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네 가지 견지’란 전임 차이잉원 정부가 2021년 발표한 양안 관계 원칙으로 ▲ 자유·민주 헌정 체제를 영원히 견지 ▲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호 불예속 견지 ▲ 주권 침범·병탄 불허 견지 ▲ ‘중화민국 대만’의 앞날 견지와 전체 대만 인민의 의지 준수를 그 내용으로 한다.
이에 미 대표단의 브라이언 디스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고 초당적이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만의 양안 현상유지 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시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장관은 “미국은 대만의 자주국방 능력 유지를 위해 미국이 오랫동안 해온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대만 당국의 중요 군사 분야 개혁 작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미티지 전 장관은 “라이칭더 총통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만과 미국 간 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이고 양국 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공동의 도전에 맞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접견에는 디스 전 NEC 위원장과 아미티지 전 국무장관 이외에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주대만 미국대사 격인 로라 로젠버그 미국재대만협회(AIT) 회장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