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에서 담당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부른 증인의 불량한 태도를 문제 삼으며 꾸짖었다고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 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그의 개인 변호사이자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는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증인 신문 도중 돌연 방청객의 퇴장을 명령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코언의 법률 고문을 지낸 로버트 코스텔로 변호사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었다.

증인신문 도중 검사의 이의제기가 이어졌는데, 머천 판사가 검사의 이의제기를 인정한다고 판단을 내릴 때마다 코스텔로 변호사는 머천 판사를 향해 반복적으로 부적절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머천 판사는 취재진이 법정에서 나가는 와중에 코스텔로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내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아이고'(Jeez)라고 내뱉지 말라”, “곁눈질로 나를 바라보지 말라, 눈동자 돌리지 말라”라고 외쳤다.

취재진이 퇴장한 이후 머천 판사의 발언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법정에 계속 남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코스텔로를 향한 머천 판사의 대응은 진실로 수치스러웠다”라고 썼다.

코스텔로 변호사는 이날 증언에서 2018년 4월 코언이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 완전히 미친 듯했고, 탈출구를 찾길 원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코언을 상대로 이뤄진 피고인 측 증인신문에서 트럼프 측은 코언이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토드 블란치 변호사는 “당신은 트럼프 그룹의 돈을 가로챈 사실이 있다. 사실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코언은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그룹이 기술기업 ‘레드 핀치’에게 지급하기로 한 설문조사 대금 5만 달러 중 3만 달러를 코언이 중간에서 가로챈 사실이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었다.

코언은 3만 달러를 전달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서 일한 보너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에 화가 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종의 자조(自助·Self-help)였다”라고 진술했다.

이날 코언의 네 번째 증인 출석을 끝으로 검찰은 지난 4주간 재판 일정에서 20명의 검찰 측 증인신문을 모두 마쳤다.

코스텔로 변호사는 이날 트럼프 측 변호인이 부른 증인이었다.

블란치 변호사는 피고인 측 증인으로 총 3명을 부르겠다고 예고했지만, 그중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함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재판 일정 시작 전 증언대에 설 것이냐는 기자 질의에 “증언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 재판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언대에 설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재판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머천 판사는 이날 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오는 28일까지 최후변론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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