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시티보험 시니어칼럼
한국에 살고계신 86세의 어머니는 이제 여행을 해도, 차로 움직이고, 많이 걷지 않아야하고,길도 평탄해야 하고… 자주 쉴 수 있어야 한다. 내게는 한국 방문 때 마다 어머니와 함께 즐기는 몇 가지가 있다.
어머니와 함께 찜질방을 방문하는 것, 미용실에 같이 가는 것들이 몇 가지 남지 않은 나이든 어머니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새벽에 한국에 도착하고, 아침 식사 후 첫 번째로 어머니와 찜질방을 갔다. 익숙한 한국의 대중목욕탕, 세신사 (때 미는 아주머니) 예전에 비하면, 업그래이드 된 이름 하여 찜질방.
여느 때처럼, 어머니와 찜질방을 방문했다. 그리고, 세신사(때 밀이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몸을 깨끗이 씻고 나면, 누려보지 못한 호사를 누리는 느낌이다.
더 이상 모녀간에 등 밀어줄 힘도 없는 어머니. 이번에도 역시 세신사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았다.때를 밀며 이야기도 재미나게 하시는 70대 중반인 아주머니는 40년을 세신사를 하며, 3 자녀를 가르쳤고, 부모님 봉양도 했다고 한다.
남편은 무엇을 하셨기에 30대에 막내 젖띠고 부터 세신사를 하셨다니… 얼마나 긴 세월 수고를 하신 것인가. 아주머니는 아주 경쾌한 분이셨다.
40년을 세신사를 하면서, 이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요령으로 하는 것이라고. 당신은 때를 밀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몸을 씻어 주면서 좋은 일도 하고, 돈도 벌고,천국 가는 길을 닦는 거라고,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른다고 하신다.
힘든 일을 힘들다 하지 않고,즐겁게 이야기 하시는 인천 아주머니… 아직도 세신사로 일하시는 70대 중반의 아주머니…
한편으로 지나온 세월이 존경 스럽기도, 안타깝기도 했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노고를 알기는 하는지 궁금해진다. 급변한 지난 50년. 한국은 몰라볼 정도로 잘 살게 되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더러운 일도, 힘든 일도 안 하려고 하는데, 40년을 세신사로 남의 몸을 씻어주며, 천국 가는 길을 닦는다는 세신사 아주머니, 항상 건강하시기를 소망 해본다.
어릴 적 집 앞에는 동네 대중목욕탕이 있었다. 불 켜진 대중 목욕탕 사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릇 같은 모습)을 기억하는가? 어려서 그 목욕탕을 엄마와 함께 자주 가곤 했었다.
목욕탕에 가면,우스갯 소리로 하는 이태리에는 없는 이태리타올로 살이 발개지도록 빡빡 때를 밀던 빨간 이태리타올의 추억이 있고, 어머니와 서로 등을 밀어주는 정겨운 곳이기도 했다.
그때는 목욕 가방을 들고 다녔었다. 삼푸도, 비누도 수건도 자기 것을 가지고 다녀야 했다. 어릴 적 동네 목욕탕 집은 부잣집 이였다. 목욕탕 집 아이는 현찰 장사를 하는 부자 부모님 덕에, 늘 주머니가 두둑했다.
학교 앞 간식을 마음껏 사먹는 부유하고, 뚱뚱한 아이였다. 그 옛날을 회상해보니, 목욕탕에 얽힌 이야기도 많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는 나이를 속여서 돈을 안내거나 덜 내는 어머니들이 많이 있었고… 단돈 몇 푼에 거짓말을 가르치고, 그러면서, 뒤돌아서는 정직을 이야기 하셨겠지?
어머니는 저런 돈 아껴도 부자 안된다고.. 아이들에게 뭘 가르치냐고 하셨다. 상당히 큰
남자아이를 여탕에 데려온 어머니와, 어쩔수 없이 따라온 남자아이는 여자친구를 목욕탕에서 맨몸으로 마주치는 남사스런 일들도 있었다.
어느 정도 커서는 공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부끄러워서, 새벽 일찍이나 밤늦게 가능한한 사람이 없는 시간에 방문하려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파트로 이사를 해서, 더 이상 공중 목욕탕에 가지 않고 샤워를 하는 아파트 생활은 내겐 이사한 집이 좋은 첫 번째 이유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 공중 목욕탕, 그 목욕탕이 언제부터 인지, 찜질방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하고, 호화로와 지고, 더 이상 목욕만 하는 곳이 아니라, 여러가지를 함께 하는 곳이 되었다. 더 이상 목욕 가방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어졌다.
맛사지도 하고, 식사도 하고, 사우나도하고, 운동도 하고, 식혜와 수정과를 사먹고, 구운 계란이 있고, 양머리를 만들어 올리고, 하룻밤 숙소도 되고…등등 이제 목욕만 하는 곳이 아니다.
K문화와 함께 찜질방 문화도 인기가 있는지, 상상조차 못했던 한류 열풍은 정말 놀랍다.
내 어머니의 걱정은 더 늦기전에, 치매에 걸리기전에, 내 다리로 움직일수 없기전에 하늘나라 가기를 소원하신다. 나 또한 평생을 그리스도인으로 신실하게 살아오신 어머니가 마지막을 곱고, 깨끗하게, 본인도 고생하지 않고, 자식도 고생시키지 않고, 인생의 마무리를 잘 하시기를 소원한다.
그 어느 누가 골골하며 오래 살길 원하겠는가? 그러나, 나이는 어쩌지 못하고,쇠약해지는 몸도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도심 속에도 요양원이 군데 군데 보인다.
몇 일 전에는 친정 큰아버지, 어머니 두 분이 함께 요양원에 계시다기에 방문을 했다. 연세가 92세, 89 세니, 장수하신 편이지만, 혼자 화장실 출입이 불가능해지면서, 먼저 큰아버지가,그리고 큰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시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 정신도 또렷한데, 아무리 운동 치료를 해도 다리 힘이 없다고, 아무 효과가 없다며 안타까와 하시는 큰 아버지를 바라보니 안타까웠다. 예전 젊을 때의 큰소리치던 모습은 간 곳 없고, 약하고 늙은 큰 아버지가 휠체어에 앉아 계신다.
안타깝지만, 나이와 약해지는 몸을 어쩌겠는가. 한국이 출생률이 저조하다는 것은 거리에서도 실감하는 바이다.
아이들보다는 노인들이 엄청 많이 눈에 띠고, 잘 만들어진 산책로에는 젊은이는 별로 없고, 70, 80대 노인이 건강하던, 몸이 살짝 불편하던 열심히 산책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어디를 가도 노인이 넘치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고, 키우기 힘들어서,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안 한다니, 이러다 국가 존폐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10년 20년 후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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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티아김 실버시티보험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