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기금 제도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의 노후 생활과 의료 비용 등을 책임지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기금 제도에 대해 잘 못 이해하는 미국인도 상당수다. 사회보장 기금과 메디케어 신탁 기금 이사회가 두 기금의 재정 상태와 전망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는데 우울한 전망이 보고됐다.

현행 규정에 변동이 없는 한 ‘고령자, 유가족, 장애인 보험’(OASDI)으로 불리던 사회보장기금은 2033년까지만 예정된 혜택을 100% 적기에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메디케어 병원 보험 기금의 경우 자금 고갈 시점이 이보다 3년 뒤인 2036년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 같은 암울한 전망은 은퇴를 앞둔 미국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스티브 고스 사회보장국 수석 행정관은 “사회보장 신탁 기금은 은퇴자, 장애인, 근로자 유가족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기초 프로그램이다”라며 “기금 조달 절차와 혜택 지급 방식 등에 대한 오해가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라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사회보장기금에 대해 흔히 잘못 알려진 내용을 바로잡는다.

■사회보장기금은 ‘파산’(Bankrupt)할 것이다.

잘못된 단어 사용에 따른 오해다. 사회보장기금의 전망과 관련, 파산 또는 자금 고갈이란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사회보장기금의 곳간 완전히 텅 비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사회보장기금은 급여세를 통해 조달된다. 따라서 급여를 지급받는 근로자가 있는 사회보장기금은 계속 유입된다.

사회보장기금 신탁 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의 경우 약 1억 8,300만 명의 근로자가 급여세과세대상 소득을 보고했다. 사회보장기금 재원인 급여세는 ‘연방보험납부법’(FICA·Federal Insurance Contribution Act)에 근거해 징수된다. 고용주와 근로자는 과세 대상 연봉 16만 8,600달러까지 6.2%에 해당하는 급여세를 각각 납부한다. 자영업자의 경우 과세 대상 소득의 12.4%에 해당하는 급여세를 모두 부담한다.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회보장기금 적립금이다. 고스 행정관에 따르면 개인 재정난을 겪을 때 발생하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은행에 저축한 돈을 다 사용해도 일을 계속하는 한 수입이 계속 발생한다. 다만 부채를 다 갚기에 충분하지 않을 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보장기금은 2033년까지 예정된 혜택을 전액 다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의회가 별다른 대비책을 내놓지 않아도 예정된 혜택의 약 79%를 지급할 수 있는 급여세 수입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고스 행정관은 “사회보장기금은 파산도 자금 고갈도 겪지 않는다”라며 “다만 예정된 혜택을 100% 지급하기 위한 적립금이 부족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는 사회보장기금 혜택을 못 받는다?

이 오해도 파산 또는 자금 고갈 등의 단어 사용에서 파생된 것이다.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웨스트 헬스-갤럽 리서치의 ‘미국 고령화 보고서’에 따르면 18~29세 성인 중 약 42%가 사회보장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이 되었을 때 사회보장혜택이 얼마나 중요한 가 라는 질문에는 약 35%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고려되고 있는 일부 변경 사항이 현재 젊은 근로자의 사회보장혜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전액 혜택’(Full Benefit)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1960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은 67세부터 은퇴 혜택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사회보장기금에 의존해 생활하는 미국인이 많기 때문에 프로그램 운영 중단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2022년 65세 이상 인구의 빈곤율은 10.9%로 조사됐다. 고스 행정관은 “현재 젊은 세대가 사회보장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기금 부족으로 연금 빨리 수령해야 한다?

사회보장연금은 언제 수령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논란은 늘 있어왔다. 최근 사회보장기금 고갈 시점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수령 시점에 대한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보장연금 수령 시기는 자금 고갈 시점 외에도 수령자의 현재 건강 상태, 현재 모아 둔 자금, 연금 수령 연기가 유리한 배우자 여부 등 많은 결정 요인이 있다.

새 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연금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연금 혜택이 필요할 때 받지 못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고스 행정관은 말했다. 과거에도 예정된 혜택을 전액 지급하지 못할 것에 대한 우려가 몇 차례 제기된 바 있다. 그럴 때마다 연방 의회는 적절한 조치를 제때 취해 위기를 모면했다. 사회보장기금이 고갈될 것이란 불안감 때문에 부적절한 재정 결정을 내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

■연방 정부가 사회보장기금을 사용했다?

한 독자가 사회보장기금 전망 관련 기사에 ‘연방정부가 사회보장기금으로 교량 공사에 사용했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연방정부가 사회보장기금을 다른 정부 계획에 유용했다는 내용인데 사실이 아니다.

사회보장기금 운영을 은행 세이빙 계좌에 비교할 수 있다. 고객이 저축한 돈을 은행은 주택 융자나 자동차 융자에 대출하고 발생한 이자를 고객에게 되돌려준다. 법에 의해 사회보장신탁기금에 들어오는 돈은 미국 정부가 보증하고 이자가 발생하는 증권에 투자된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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