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AI 무료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메타가 경쟁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최신 반도체와 전력망, 인재 영입 등에 거액을 쓰고 있지만, 이러한 투자 결과물을 무료로 배포하는 전략을 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메타는 지난달 새 AI 모델인 ‘라마 3′(Llama 3)을 공개하면서 당분간 기업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라마 3을 이용한 챗봇을 페이스북 등에 도입했다.

메타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이를 이용하는 기업에 비용을 청구하지도 않을 방침이다.

최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구글이 각각 ‘GPT-4o'(포오)와 ‘젬마'(Gemma)를 선보이는 등 무료 AI 모델을 둘러싼 경쟁도 심해지고 있지만, 이들의 경우 핵심 코드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메타가 AI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뒤 주가가 10%가량 떨어졌지만, 메타가 생성형 AI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전략이 궁극적으로 이득일 것으로 보는 시장 일각의 견해가 나오는 상황이다.

오픈AI가 챗GPT를 통해 초기 시장을 선점했다면 메타는 이러한 방식으로 평균적인 사용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메타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경쟁업체의 제품 가격을 낮추고 자신들의 AI 사용을 확산시키고, 결과적으로 AI 관련 분야에서 영향력을 늘리려 한다는 것이다.

앞서 애플이 2021년 아이폰 상의 개인정보 수집을 제한하면서 메타의 맞춤형 광고 사업 매출이 크게 줄어든 바 있는데, 메타로서는 경쟁업체의 결정에 의해 타격을 받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메타의 무료 AI 사용자가 수십억명 규모로 늘어날 경우 이를 통해 광고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메타가 단기적으로 AI 분야에 대한 거액의 투자를 어떻게 회수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가운데, 메타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서버에 대한 클라우드 접속권을 판매하지 않으며 광고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메타의 AI 모델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성능 개선이 이뤄질 수 있고, AI 인재를 영입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메타의 전략이 적국이나 해커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 등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나온다.

한편 AI 기업들이 비용 부담으로 거대언어모델(LLM) 대신 ‘소형’ 언어모델을 통해 이익을 늘리려 하는 움직임도 목격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메타를 비롯해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이 모두 훈련에 사용되는 변수 규모를 줄인 AI 모델을 최근 내놓았으며, 이는 더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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