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이민자에 전례없는 칼바람…’제3국 추방’ 추진

미시간주 프리랜드에서 유세하는 트럼프 /로이터

남미·아프리카 등 추방자 수용 가능 국가들 확인 시작하기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재집권 시 제3국 추방을 포함해 불법 이민자에 대한 전례 없이 강력한 단속을 위한 세부 정책을 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당국자와 트럼프 지지자, 보수 성향 이민 정책통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강경 이민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행정명령안, 정책 메모 및 기타 문서를 작성 중이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첫날 관련 정책 발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멕시코에서 미국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의 흐름을 차단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이민 정책을 되돌리는 한편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추방’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의 실현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더 빠른 심사로 이민자를 신속히 추방하는 방안,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자 수십만명에 대한 추방 보호 조치 철회, 전 세계 각국에 미국에서 돌려보낸 이민자를 더 많이 수용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특히 이들은 파나마를 포함한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해당 정책의 파트너가 될 국가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앞서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출신 불법 이주민 1천여명을 단기 수용하는 협정을 과테말라와 체결한 바 있는데 이런 정책을 재현하는 방안이다. 이들은 영국이 추진 중인 르완다로의 불법 이주민 이송 정책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공약 핵심인 대규모 추방을 실현하기 위해 직면한 장애물들을 제거하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불법 이민자) 수송 문제가 정말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이민자를 체포할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고, 체포된 이들을 수용할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 외에 바이든 행정부 때 미국에 온 이민자들은 법적으로 추방할 방법이 없고, 이들의 출신국 다수가 이들을 다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이들은 입법이나 승인 등 의회를 거치지 않고 이러한 제약을 우회할 행정 조치를 계획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이러한 초강경 정책을 주도할 인사로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민 정책 대부분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꼽힌다. 그는 재집권 시 백악관에 재입성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또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이끈 톰 호먼은 국토안보부 장관이나 ‘국경 차르'(Border Czar) 물망에 올랐고, 채드 울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 마크 모건 전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 대행, 조 에들로 전 이민국(USCIS) 국장 대행 등도 거론된다.

이러한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논의는 보수 성향 단체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운영하는 보수성향 싱크탱크 ‘미국우선정책연구소’, 수십개의 우파 단체들이 차기 공화당 행정부를 설계한 ‘프로젝트 2025’를 감독하는 헤리티지재단 등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롭 로 미국우선정책연구소 국가안보 및 이민 담당 국장은 해당 연구소가 이민 관련 행정 조치 준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헤리티지재단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캠프는 외부 단체의 이민 관련 정책 개발 사실을 부인했다.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캠프의 공식 인사로부터 나온 메시지가 아닌 한 어떤 측면도 공식적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단체의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들이 작성한 초안의 적어도 일부는 실현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돌아온다면 첫날부터 국경을 폐쇄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하기 위해 자신의 힘을 활용하는 데 독재자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민자 추방 규모로 2천만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취임 첫날 트럼프의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하고 몇몇 이슬람 국가에 대한 여행 금지령을 해제하는 한편 ‘멕시코 잔류'(Remain in Mexico)로 불린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중단하는 사전 명령서에 서명한 것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고 트럼프 측근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캠프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미국 국민은 국경에 대한 해결책을 원하지만, 트럼프는 오로지 혼란을 바라고 있다”며 트럼프 측의 이민 공약이 잔인하고 반(反)미국적이며 비효율적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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