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잡힌 식단으로 노화 속도를 늦춘다?’
이른바 ‘저속노화’ 식단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저속노화 식단, 어떻게 먹는 걸까요?
저속노화 식단은 쌀밥이나 밀가루면 대신 혈당지수(GI)가 낮은 잡곡밥을 먹는 것이 핵심입니다.
렌틸콩과 귀리, 현미, 백미를 4:2:2:2 비율로 혼합해 소화하기 쉬운 잡곡밥을 만드는 건데요.
반찬으로는 나물이나 채소, 약간의 동물 단백질을 섭취하되 가공식품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체리, 자몽 등 혈당 지수가 낮은 과일을 곁들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속노화 식단은 신체 노화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우울감 해소 등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저속노화 식사를 하면 부종이 빠지고 ‘혈당 스파이크(식사 후 급격한 혈당 상승)’가 사라지면서 여러 대사질환 또는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예방되고, 인지 기능 감퇴 속도가 느려지는 등 중추신경계 기능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연구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소 식단을 고려하지 않고 식사하면 자극적인 맛에 길들기 쉽죠.
식품첨가물 함량이 높고 당이 많은 초가공식품은 혈당을 높여 인슐린을 과다 분비합니다.
이때 남은 포도당이 지방으로 바뀌면서 비만과 혈관 질환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30세대 만성 질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인데요.
지난 10년간 20·30대 고혈압 환자는 약 45% 증가했습니다.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20·30대 당뇨 환자 역시 10년 사이 7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는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훨씬 빠르게 늙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식습관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저속노화 식단도 관심을 끄는 겁니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전문의는 “노화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가장 큰 것이 영양 섭취와 식습관”이라면서 “건강한 식사가 10년 정도 수명을 늘려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리 저속노화 식단이라도 개인의 신체 특성에 따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평소 소화력이 약하다면 귀리와 렌틸콩은 24시간 불린 뒤 밥을 짓거나 백미를 섞어주는 게 좋습니다.
노인이나 근감소증을 앓는 사람, 소화기관이 좋지 않은 사람 등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희원 교수는 “식단은 실천하고 있을 때는 효과가 있고, 또 그 실천을 중단하면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며 “잡곡 등을 무리해서 섞으면 오히려 설사하시거나 소화 장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잘 맞는 지점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