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 행진이 이어지면서 외식 메뉴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 여름 별미인 냉면 가격이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자장면·칼국수·김밥·김치찌개 백반의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17일 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기준 냉면 가격이 전달보다 154원 오른 1만 1692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총 307원 오른 냉면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는 전반적인 재료비 인상 등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시내 냉면 ‘맛집’으로 통하는 냉면 전문점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필동면옥이 1만 4000원, 을지면옥과 평양면옥이 1만 5000원, 우래옥과 봉피양이 1만 6000원으로 대부분이 1만 원대 중반에 형성돼 있다.

이날 서울 중구 필동면옥을 찾은 80대 윤 모 씨는 “요즘은 분식을 먹어도 1만 원은 그냥 넘어가는 수준으로 물가가 비싼 것 같다”면서 “오장동은 1만 5000원, 여기는 1만 4000원인데 원래 냉면이 싼 음식은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자주 먹지 못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50대 박 모 씨도 “요즘은 선배들이나 직장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점심 식사를 계산하는 문화도 없고 물가가 비싸다 보니 더치페이 문화가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면서 “냉면도 여름에는 한 번씩 먹지만 자주 찾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대표적 외식 메뉴인 자장면 가격도 올 1월 7069원이 3월까지 유지됐지만 지난달 7146원으로 끝내 상승했다. 서민 음식 칼국수도 올 2월 9038원에서 9115원으로 올랐다가 지난달 9154원으로 최종 집계되면서 이른바 ‘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을 견인하는 저렴하지 않은 음식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심 식사를 주로 밖에서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남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이 모(28) 씨는 “회사에서 지원이 되는 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강남 물가가 너무 비싸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편”이라면서 “건강한 맛이 질릴 때도 있지만 매번 나가서 먹는 것보다 훨씬 절약된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격 발표에 따르면 면류와 더불어 김밥, 김치찌개 백반의 가격도 상승했다. 올해 들어 3323원을 유지하던 김밥 가격이 지난달 3362원으로 올랐고 1월과 2월 8000원 선이던 김치찌개 백반은 3월 8038원으로 상승했다가 지난달 8115원으로 다시 늘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급의 측면에서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면 일정 기간 버티다가 외식 물가 등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가격이 오르면 결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외식 빈도를 줄이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도 단기간의 물가 변동에 가격을 높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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