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뛰고 있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니콜 섀너핸이 800만 달러(약 108억 원)를 캠프에 추가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실리콘밸리 변호사이자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전 부인인 섀너핸의 선거캠프 지원액은 1천500만 달러(약 203억 원)에 육박하게 됐다.
16일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섀너핸은 전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코미디쇼를 겸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 케네디 주니어의 대선 캠페인을 위해 800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캠프 측 관계자는 케네디 주니어의 이름을 각 주(州)의 투표용지에 올리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는 데 섀너핸의 기부금이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섀너핸은 올해 초 슈퍼볼에서 방영된 정치 광고비를 지원하기 위해 약 400만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또한 지난 3월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로 지목된 직후 선거 캠프에 2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여기에 이번 기부액 등을 모두 합치면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섀너핸의 지원액은 거의 1천500만 달러에 이른다.
NYT는 “선거자금 관련 법은 개인이 캠프에 기부할 수 있는 상한액을 6천600 달러로 제한하고 있지만 후보 자신은 돈을 무제한으로 기부할 수 있다”며 “섀너핸의 개인적 부는 케네디 주니어에게 중요한 자산”이라고 짚었다.
외신들은 섀너핸의 이번 기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 일정이 공개된 당일 발표된 점에도 주목했다.
미국 CNN 방송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을 다음 달 27일 연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9월 10일에는 ABC방송 주최로 양측의 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NYT는 이 같은 TV 토론 일정 합의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십년간 이어진 전통의 대선후보 토론 준비위원회를 거부했다”며 “두 후보 모두 무대에서 케네디 주니어를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짚었다.
토론 준비위는 1988년 이후 미 대선 후보들의 토론을 개최한 조직으로, 올해 대선에서는 9월 16일과 10월 1일·9일에 토론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였다.
다만 케네디 주니어가 잠재적으로 CNN 토론 자격을 갖추게 될 수도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CNN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기에 충분한 수의 주(州)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고 최소한 4개의 개별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15% 이상 지지를 기록해야 토론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NYT는 케네디 주니어에게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상황을 만들 시간이 5주 더 남아 있다고 짚었다.
섀너핸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자신의 추가 기부와 관련, “이것은 단지 우리 캠프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현존하는 양당의 독점(two-party duopoly)으로부터 대선을 자유롭게 하고 미국 민주주의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