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4년 전 ‘절대적’이었던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20년 대선 때 자신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하는 발판을 만들어 줬던 흑인들의 지지세가 최근 다소 식은 듯 보이자 구애에 나선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공립학교의 인종 분리 정책은 위헌이라는 취지의 이른바 ‘브라운 대(對) 교육위원회 판결'(1954년·브라운 판결) 70주년을 앞두고 당시 원고 측 관계자들과 만나는 행사를 백악관에서 진행했다.

브라운 판결은 미국 흑인 민권 운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951년 캔자스주 토피카에 거주했던 흑인 올리버 브라운은 8살짜리 딸을 집 근처에 있는 섬너 초등학교에 보내려 했으나 거부당하자 시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델라웨어, 버지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잇따른 가운데, 1954년 5월 17일 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아동 흑백 분리 교육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흑인 아동 입학을 거부하는 것이 법의 평등한 보호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4조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이날 행사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권리를 위해 힘껏 투쟁하고, 진전을 위한 길을 닦은 사람들의 유산을 기리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에는 워싱턴 D.C.의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을 방문해 브라운 판결 70주년을 기념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아프리카-인도계 혼혈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흑인 대표들과 만날 예정이다.

19일에는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다녔던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대학을 찾아 졸업식 연설을 한다.

미국 조사기관 퓨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 그룹에서 92%의 지지를 받아 8%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시에나 최신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매치를 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들로부터 20% 넘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64년 민권법 제정 이래 공화당 대선후보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흑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기세를 몰아 더 많은 흑인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자신의 선거운동에 적극 동참 중인 흑인 연방 상원의원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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