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총리에게 총을 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는 71세 작가라고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이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총리 총격 용의자가 작가라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내가 확인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피초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인 핸들로바에서 각료회의를 마치고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총 여러 발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직후 백발의 남성 용의자가 수갑을 찬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목격됐는데, 현지 언론은 용의자가 DUHA(레인보우) 문학클럽의 창립자이며 레비체 마을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또 용의자의 실명을 거론한 보도에서는 그가 시집 3권을 출간한 슬로바키아 작가 협회 회원이라고 전했다.
협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남성이 2015년부터 회원이었다면서 그가 총격 용의자로 확인되면 “이 비열한 사람의 회원 자격은 즉시 박탈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의 아들은 슬로바키아 뉴스 매체(Aktuality.sk)에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합법적으로 등록된 총기 소유자라고 전했고, 아버지가 피초 총리에게 증오심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아버지는 피초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라고 답했다.
용의자의 고향 지역도서관 책임자는 “그가 어렸을 때 반항적이었지만 공격적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AFP는 용의자가 8년 전 온라인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세상은 폭력과 무기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미쳐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이민과 증오, 극단주의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면서 “유럽 정부는 이 혼란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했고, 레비체 지역에서 ‘폭력 반대 운동’이라는 단체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했던 이 단체는 “사회에서 폭력의 확산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흥 정당이다. 유럽에서 전쟁과 증오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