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격투기 페더급에서 손꼽히는 강자인 홍준영(34)이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 단체 UFC 무대에 마지막으로 도전한다.
홍준영은 18∼19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에서 열리는 아시아 지역 UFC 유망주 등용문 ‘로드 투 UFC’ 페더급 토너먼트에 출전한다.
로드 투 UFC 체급별 우승자는 UFC와 계약해 ‘꿈의 무대’에 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시즌 3이며, 현재까지 로드 투 UFC를 거친 선수 11명이 UFC와 계약했다.
시즌 1에 출전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홍준영은 페더급 오프닝 라운드에서 하라구치 신(일본)과 대결한다.
대회를 앞둔 홍준영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2022년 출전했던 로드 투 UFC 시즌 1에서의 홍준영(오른쪽) [UF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준영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차분하게 잘 준비하고 있다”면서 “하라구치 신은 레슬링 기술이 좋은 선수다. 거기에 맞춰서 전략을 세우고 경기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제 격투기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된 홍준영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는 사치에 가깝다.
간신히 다시 잡은 UFC 무대에 도전할 기회라 무조건 이기는 게 목표다.
홍준영은 “2년 전 시즌 1 때는 내가 착각했다. 경기를 재미있게 해야 UFC 데뷔하는 데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일단 이기는 게 우선이다. (상대가 레슬링이 주력이라) 솔직히 재미있게 경기한다는 약속은 하기 어렵겠다. 승리가 먼저, 재미는 그다음”이라고 강조했다.
홍준영은 종합격투기 통산 21전 13승 7패 1무를 기록한 베테랑 선수다.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인 더블지 FC와 AFC 엔젤스파이팅 페더급 챔피언을 지낸 그는 2022년 로드 투 UFC에 출전했다가 마쓰시마 고요미에게 판정패해 기회를 놓쳤다.
하라구치는 1998년생으로 홍준영보다 8살 어린 선수다.
전 일본 레슬링 선수권대회에서 2회 우승한 하라구치는 그라운드 기술이 돋보이는 선수다.
홍준영이 속한 ‘코리안좀비 MMA’에서 한솥밥을 먹은 박재현도 지난해 로드 투 UFC 시즌 2에서 하라구치에게 패했다.
하라구치는 주룽(중국)과 로드 투 UFC 시즌 2 페더급 결승전에서 패해 UFC 진출이 좌절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 때문인지 홍준영은 “팬들께서 저한테 크게 실망하신 걸 안다. 어떻게 하겠다는 말뿐인 목표는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 실력으로 경기에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홍준영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 3’에 출연해 악역 ‘마하’를 훌륭하게 소화, 이른바 ‘천만 배우’가 됐다.
이후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얼굴을 알리고, tvN 예능 ‘2억9천: 결혼 전쟁’에 여자친구와 함께 출연하는 등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홍준영은 “지금은 연기 준비하는 것도 모두 멈추고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 기회라는 걸 안다”며 “UFC 무대만 바라보고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이번에 어떻게든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