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10억달러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보도했다.
WSJ은 미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 바이든 정부가 이날 의회에 이스라엘과의 신규 무기 거래를 추진 중이라 통보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이스라엘에 폭탄 선적을 중단했다고 확인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나온 정반대 기류다.
신규 지원안에는 7억달러 규모의 전차 탄약, 5억달러 규모의 전술 차량, 6천만달러의 박격포탄 등의 이전안이 포함됐다.
미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르면 정부는 특정 규모 이상의 무기를 다른 나라에 판매할 때는 그 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국무부가 먼저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판매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후 공식적으로 의회에 통보한다.
WSJ은 지원안이 올봄 초부터 검토됐다고 전했다. 이번 지원안이 승인돼 실제 무기가 이전되기까진 추가 단계들이 남아있다.
이스라엘 추가 지원과 관련, WSJ은 바이든 정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와의 균열이 깊어지는 것은 꺼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짚었다.
미 당국자들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전면전 강행을 반대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폭발성 탄약 1회분 수송을 일시 중단한 것에 그친 셈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스라엘에) 계속해서 지원 무기를 보내고 있다”며 “2천파운드(약 900㎏)의 폭약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 투하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선적을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기 지원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미 국방부는 답변을 거부했다. 국무부와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했다고 WSJ은 전했다.
미 싱크탱크 중동민주주의센터의 세스 바인더는 백악관이 이스라엘행 무기 선적 보류 며칠 만에 대규모 신규 무기 지원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 전쟁 방침을 재고하라는 압박 자체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라 지적했다.
바인더는 “이는 메시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무기) 보류 뒤에 숨겨진 진짜 힘을 약화시키는 또 다른 예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원안이 미 의회의 승인을 받기까지 몇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이미 이스라엘은 6개월이상 가자전쟁을 치르며 고갈된 무기고를 채울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앞서 미 의회는 지난달 방공망 지출 52억달러, 포탄 생산 10억달러 등을 포함해 총 260억달러 규모의 이스라엘 지원 법안을 처리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에도 추가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패트리엇 레이더와 1개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도 추가 방공 무기를 보낼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서방에 러시아의 미사일, 드론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패트리엇 지원을 호소해왔다.
이날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에게 동부 하르키우에서의 러시아 공세를 언급하며 패트리엇 2개 포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트리엇은 미국이 자랑하는 최첨단 방공시스템으로, 미국 등 18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1개 포대 생산 비용은 10억달러, 미사일 한기당 가격은 300만달러(약 38억원)에 달한다.
미국은 2022년 우크라이나에 1개 포대 지원을 발표한 이후 꾸준히 미사일을 공급해왔다.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2개 포대를 지원한 독일은 지난달 추가 패트리엇 지원 방침을 밝혔다.
미국 신규 패트리엇 지원을 위한 자금은 지난달 의회가 승인한 61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