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옴니모델’ 인공지능(AI) ‘GPT-4o’를 13일(현지 시간) 전격 공개했다. GPT-4o는 기존 ‘GPT-4 터보’보다 성능이 개선됐으며 50% 저렴한 비용으로 구동 가능해 효율성도 매우 높다.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I/O)를 하루 앞두고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선보이며 초거대 AI 시장 패권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GPT-4o는 기존 GPT-4 터보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오픈AI는 수학·물리학·법학·윤리학 등 57개 과목을 테스트하는 다중언어작업이해(MMLU)에서 GPT-4o가 88.7%를 기록해 GPT-4 터보의 86.5%와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의 83.7%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오픈AI는 “GPT-4o는 언어와 추론 및 코딩 지능에서 GPT-4 터보 수준이고 다국어와 오디오·비전에서는 새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기능은 개선된 반면 AI 구조는 가벼워졌다. 언어별 토큰 사용량이 GPT-4 터보 대비 1.1~4.4배 줄었고, 앱인터페이스(API)는 기존보다 2배 빠르다. 오픈AI는 GPT-4o의 평균 응답 시간이 0.232초에 불과해 인간 평균인 0.32초보다도 빠르다고 밝혔다. 전작인 GPT-3.5와 GPT-4의 평균 응답 시간이 각각 2.8초, 5.4초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혁신적인 발전 속도다. 모델 경량화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GPT-4o는 작동 비용도 전작 대비 50%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픈AI는 GPT-4o를 모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기존 무료 사용자에게 제공되던 GPT-3.5를 GPT-4o가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올트먼 CEO는 “오픈AI의 임무는 유능한 AI 도구를 사람들의 손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광고 없이 챗GPT에서 세계 최고 모델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GPT-4o는 이날부터 글로벌 챗GPT 사용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지원 언어는 한국어를 포함해 50개다.
오픈AI·MS의 GPT-4o 발표는 초거대 AI·클라우드 경쟁사인 구글의 I/O를 하루 앞두고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테크 업계의 시선은 구글 I/O에서 얼마나 혁신적인 AI 기술이 발표될지로 모아진다. 구글 입장에서는 오픈AI가 당초 예상됐던 ‘GPT 검색’ 기능을 이번에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 위안이다. 실제 이날 오픈AI 발표에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0.36% 소폭 상승했다. 일단 시장은 기존 구글이 지닌 검색 시장 점유율에는 타격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