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넘게 이어진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이스라엘이 14일 제76주년 건국기념일을 맞았다.
전쟁 장기화로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인질 석방과 휴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등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작된 올해 건국기념일에는 불꽃놀이 등 축하 행사가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전녹화로 발표한 담화에서 “올해는 보통의 건국기념일과 다르겠지만 독립의 중요성을 깨달을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한 예년에는 생중계로 진행하던 예루살렘 국립묘지 횃불 점화 의식을 녹화방송으로 전환했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반정부 시위를 막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2일 저녁부터 13일 저녁까지인 전몰장병 추념일(현충일)에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가족들이 추념행사에 참석한 정부 각료들에게 야유와 비난을 하고 이를 제지하려는 측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제1야당인 예시 아티드의 시몬 다비드손은 성화 점화식을 관할하는 부처인 교통부의 미리 레게브 장관이 크세네트(이스라엘 의회)를 무시하고 해당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정부가 “정치적으로 소개하고 내세우고 싶은 것들로만 무대를 채우려 한다. 청중도 없고 생방송도 없다”면서 “그들은 크세네트를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이는 이스라엘 국민 역시 조금도 신경 쓰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강한 안보’를 공약으로 내세운 네타냐후 정부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지 못하고도 책임지지 않는데 분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