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정보기관을 통해 수년간 반정부 성향 인사들의 활동이나 온라인 게시글, 일상생활을 감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이스라엘 군 당국으로부터 확보한 하마스 내부 문서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공격 중 하마스 산하 정보기관 중 하나인 안보총국(General Security Service·GSS)의 가자 주민 사찰 활동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를 확보했다.
GSS의 구성 인원은 총 867명으로, 이 가운데 160명 이상은 하마스 정책을 선전하고 팔레스타인 안팎에서 온라인 공격을 펼치는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GSS는 군 정보국, 국내안보국(ISS)과 더불어 가자지구 내 3대 안보기구에 포함된다고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NYT가 검토한 문건에는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기간 GSS가 수집한 7개의 정보 파일이 담겨 있었다.
해당 파일에는 최소 1만명의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사찰 정보가 담겼다고 이스라엘군 정보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주된 사찰 대상은 하마스를 향한 전력부족이나 생활비 증가 등을 항의하는 시위에 참석하거나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향해 비판 발언을 한 인사들이 주로 포함됐다.
특히 당국에 의문을 품는 가자지구 내 젊은 층이나 언론인을 사찰하며 이들에 관한 자료를 축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집 정보에는 사찰 대상자가 불륜 관계에 있는지 파악하고자 당국이 이들을 미행한 정황도 있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통치를 위해 오랜 기간 억압적인 감시 체계를 운영해왔고 주민들 역시 보안당국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 같은 문서는 GSS가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을 얼마나 꿰뚫어 보고 있었는지를 드러낸다고 NYT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관련 정보 담당을 해온 전직 이스라엘군 정보장교 마이클 밀슈타인은 “GSS는 옛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와 비슷하다”며 “거리에 늘 감시의 눈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시티 알하즈아르 대학의 음카이마르 아부사다 교수는 “많은 가자지구 주민이 자기 검열을 한다. 단지 하마스 정부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