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모델 3종이 지난해 미국에서 도난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차량 1∼3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비영리기관 전미보험범죄사무소(NICB)가 발표한 ‘2023 최다 도난 차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와 쏘나타, 기아 옵티마가 미국 내 도난 발생 1∼3위 모델로 집계됐다.

엘란트라가 4만8천445건, 쏘나타가 4만2천813건, 옵티마가 3만204건의 도난 건수를 기록했다.

이어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실버라도 1500 픽업트럭이 2만3천721건, 기아 쏘울이 2만1천1건, 혼다 어코드가 2만895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기아 포르테(1만6천209건, 8위)와 스포티지(1만5천749건, 10위)까지 현대차그룹의 모델 6종이 도난 상위 10종 안에 들었다.

NICB는 국가범죄정보센터(NCIC)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간 경찰에 신고된 도난 건수를 집계해 매년 보고서를 작성한다.

NICB는 현대차그룹 차량이 도난 상위 모델 다수를 차지한 데 대해 “차량을 훔치는 방법을 부각한 소셜미디어 트렌드가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2년부터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는 현대차·기아의 특정 차종을 쉽게 훔치는 방법을 보여주는 ‘절도 챌린지’ 영상이 유행한 바 있다.

그 영향으로 쏘나타·엘란트라·옵티마는 NICB의 2022년 차량 도난 통계에서 5∼7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순위가 더 높아진 것이다.

2022년의 경우 도난 최다 차종 1∼3위는 쉐보레 실버라도 1500, 포드 F150 픽업트럭, 혼다 시빅 순이었다.

NICB는 “수년간 대형 픽업트럭이 도난 차종 최상위를 차지하던 추세를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 깨뜨렸다”고 짚었다.

다만 이 기관은 지난해 도난 신고된 승용차의 85% 이상이 이후 법 집행기관이나 다른 조처를 통해 회수됐으며, 34%는 도난 신고 후 하루 이내에 회수됐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 중 주로 범죄 대상이 된 것은 ‘푸시 버튼’ 시동 장치와 내부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구형 기본 트림들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부터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했으며, 보험사와 협력해 해당 차량 소유주 등에게 보험 옵션을 제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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