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현지시간) 2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희년이 내년에 열릴 것이라고 공식 선포했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한다. 2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희년과 비정기적으로 선포되는 특별 희년이 있다.
이번 정기 희년은 12월 24일부터 시작해 2026년 1월 6일에 끝난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저녁 기도회를 주례하고 칙서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10쪽 분량의 칙서에서 교황은 전 세계 빈곤의 ‘스캔들’과 전쟁의 공포를 비난하고 이주민의 권리와 많은 국가의 출산율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옹호했다.
또한 사형제도 종식을 촉구하고 각국 정부에 수감자에 대한 사면을 요청했으며, 가난한 국가에 대한 부채 탕감을 요구했다.
교황은 “우리가 진정으로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을 열고자 한다면 불의의 원인을 해결하고 부당하고 갚을 수 없는 부채를 청산하며,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는 데 헌신하자”고 말했다.
가톨릭에서는 1300년 보니파시오 8세 교황 때부터 희년을 지내기 시작했으며, 1475년부터는 모든 세대가 최소한 한 번은 희년을 지낼 수 있도록 25년마다 지내왔다.
마지막 정기 희년은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 열렸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특별 희년을 선포했다.
정기 희년의 공식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바티칸을 낀 로마는 손님맞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희년을 맞아 약 3천만명의 순례객이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로마시는 40억유로(약 5조9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바티칸 주변 노후화된 도로와 교통시설물을 전면 보수하고 보행자 공간을 확충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