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LA에 사는 한인 이모(58)씨는 최근 집 근처에서 아찔한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다. 교통량이 많은 올림픽과 베벌리 글렌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를 하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어 천천히 출발을 하려는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좌회전하려는 차량이 돌진해 와 깜짝 놀라 급정거한 것이다.

그런데 이씨는 사고를 낼 뻔한 차량이 ‘웨이모’(Waymo)라고 쓰인 흰색 재규어 승용차인 것을 알고 경악했다. 신호가 바뀌어 빨간불인 상황이었는데도 급히 좌회전을 한 차가 자율주행 택시였던 것이다. 이씨는 “상대방 차에 운전자가 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인 자율주행 차들이 이렇게 다니는 것이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구글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 웨이모가 지난 3월14일부터 한인타운을 포함한 LA 일원에서 완전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한인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 한인들은 과연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웨이모 택시가 승객과 보행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지 우려하는 반면 실제로 탑승해 본 한인들은 기대 이상으로 상황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반응이다.

웨이모는 2022년 말부터 LA에서 레벨 4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테스트해 왔으며, 공공 유틸리티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지난 3월 중순부터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LA 서비스 지역은 샌타모니카를 비롯해 베벌리힐스, 센추리 시티, 컬버시티, LA 한인타운, 다운타운, 웨스트 할리웃 등 63평방마일 구역이다. 웨이모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선 웹사이트(waymo.com)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한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간혹 발생하는 교통사고 소식에서 기인한다. 지난 2월6일 자율주행의 대표적인 테스트 필드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중이던 웨이모 차량이 자전거와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실제로 웨이모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해 보니 생각보다 안전했다고 전하는 한인들도 있다. 한인타운에 사는 조모씨는 “호기심에 웨이모를 타고 한인타운에서 다운타운까지 가봤다”며 “자율주행 택시는 제한속도에 맞춰 안전하게 주행했으며, 차선변경이나 좌·우회전을 하는 과정도 부드럽고, 장애물을 신속하게 회피하는 기술이 매우 뛰어났다”고 말했다. 웨이모 측은 “로보택시가 사람 운전자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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