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콘텐츠·미디어 대기업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가 올해 1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영화 스튜디오와 TV 네트워크 사업이 저조한 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회사 측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영화 ‘반지의 제왕’ 속편을 2026년에 개봉한다고 밝혔다.
9일 워너브러더스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99억5천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억달러)보다 7% 감소했다.
순손실은 9억6천600만달러로, 작년 동기(순손실 10억6천900만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다. 주당 순손실(EPS)은 0.4달러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는 매출 102억3천100만달러, 주당 순손실 0.24달러였으나, 이날 발표된 실적은 양쪽 모두 이에 미치지 못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TV 네트워크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8% 감소한 51억2천500만달러, 영화 스튜디오 매출이 12% 줄어든 28억2천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트리밍 부문에서는 전 세계 가입자가 9천960만명으로 직전 분기보다 200만명 늘었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7.83달러로 1년 전보다 4% 증가했다.
전날 워너브러더스는 디즈니와 함께 올여름 양사의 스트리밍 콘텐츠를 가입자에게 함께 제공하는 묶음(번들) 상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나는 묶음 상품을 계속 지지해 왔다”며 가입자의 해지를 줄이려면 더 저렴한 묶음 상품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슬라브 CEO는 또 워너브러더스가 영화 스튜디오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블록버스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속편 ‘로드 오브 더 링스: 더 헌트 포 골룸'(Lord of the Rings: The Hunt for Gollum)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예상하는 개봉 시점은 2026년이다.
이 영화는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 모션 캡처 기술로 골룸을 연기한 배우 앤디 서키스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주연도 맡는다.
서키스는 성명에서 골룸의 유명한 대사 “예스, 프레셔스(Precious)”로 운을 뗀 뒤 “나의 소중한 친구들과 다시 한번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전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호빗’ 시리즈를 연출한 피터 잭슨 감독은 영화 제작을 총괄한다.
앞서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 영화는 합계 약 60억달러(약 8조1천990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