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위협도 허용않겠다”…전술핵무기 훈련 준비 시작
9천명 규모 열병식…전차는 소련제 T-34 1대뿐·핵전력도 등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인 9일(현지시간) 서방 진영을 강하게 비판하며 다시 한번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날 오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면서 “누구도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우리의 전략군은 언제나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핵’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전략로켓군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무기를 다룬다.

지난 6일 전술핵무기 훈련을 명령하며 서방을 위협했던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연설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군이 전술핵무기 훈련을 위한 공동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 남부에서 벨라루스와 함께하는 전술핵무기 배치 훈련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고 계획된 작업”이라며 “정기적 훈련으로 이번에는 3단계 걸쳐 진행하며 2단계에서 벨라루스 동료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날 “러시아의 핵무기 첫 사용 가능성을 명시한 핵 억지 관련 교리와 정책은 변하지 않았지만 외부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서방의 행동으로 억지조치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약 7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오만한’ 서방 강대국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독일 나치 정권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잊고서 전 세계를 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과도한 야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고 있다”며 “러시아는 전 지구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토 회복주의, 역사에 대한 조롱, 그리고 나치 추종자를 정당화하려는 욕구가 서방 강대국들의 일반적인 정책”이라며 “이들은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세계 각지를 봉쇄하기 위해 점차 더 많은 지역적 갈등과 인종·종교간 적대를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관련해서는 “러시아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조국의 미래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독려했다.

또 “러시아 전체가 특별군사작전의 영웅들과 함께한다”며 “이 위대한 애국 전쟁에서 승리자의 세대를 바라봐야만 한다”고 강조한 후 1분간 묵념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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