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관에서 J-1 비자 승인이 급감해 비상이 걸렸다. J-1 비자 발급 거부 사례가 크게 늘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 한인 기업과 미국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인 청년 모두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본보가 국무부의 월별 비이민비자 발급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4년 1분기(1~3월) J-1 비자 승인건수는 1,563건으로 전년 동기의 2,205건보다 23% 줄었다.
J-1 비자는 국무부의 교환방문 비자로, 해당 비자 소지자는 미국에서 짧게는 1년, 최대 18개월까지 교환 학생으로 경험을 쌓거나 인턴 등으로 일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근무 경험을 희망하는 한국인 청년이 크게 늘고, 동시에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기업 입장에서도 인력난 해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면서 J-1 비자 취득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렇듯 수요가 늘어났음에도 오히려 한국 국적자의 J-1 비자 발급건수는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주한미국대사관에서 J-1 비자 발급 거부가 증가하고 있다”며 “J-1 비자를 취득하려는 한국 청년들과 이들을 채용하려는 한인 기업들은 크게 늘었는데 비자 발급이 되지 않아 비상이 걸린 상태”라는 입장이다.
국무부의 비자 발급 통계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비자 그레이더’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 주한 미국대사관의 J-1 비자 승인건수는 1만1,105건으로 전년인 2022회계연도의 1만3,843건보다 약 20% 감소했다. J-1 비자 거부율은 2021회계연도 8.36%에서 2022회계연도 11.1%로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J-1 비자 스폰서기관 ‘ICEF’의 황선영 대표는 “J-1 비자 수요는 여전히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인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주한 미대사관에서 기각이 늘고 있다”며 “J-1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있는 한인 기업에 취업하려는 한국인 청년들의 발이 묶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어 “해외 진출의 꿈을 꾸는 한인 청년과 인재가 필요한 한인 기업 모두 피해를 겪는 상황이다. 양국 모두에게 손해인 만큼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해결책 마련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 등은 국무부에 J-1 비자 발급 거부 급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서한을 발송한 상태다. 또 한국 정부에도 상황 파악 및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