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 자리를 확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연 후원 행사에서 자신의 잠재적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들에 대해 다양한 인물평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닝메이트 지목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울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마러라고 행사가 ‘어프렌티스'(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연한 유명 TV 리얼리티쇼) 방식의 오디션과도 같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마러라고 행사 현장의 오디오 녹음본을 입수해 보도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명한 측근들이 부통령 후보 ‘오디션’을 위해 4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자신들에 대한 실시간 평가를 들었다고 전했다.

오디오 녹음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에 대해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그는 나와 함께 있었고, 그는 나의 지지자이고 나는 그의 오랜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여성인 놈 주지사는 최근 회고록에서 강아지를 죽인 사실을 공개해 잔인하다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 허위로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일한 공화당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에 대해서도 “후보로서 잘 해냈고, 측근으로서는 놀라웠다”며 극찬했다.

스콧 의원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다 사퇴한 후 열성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역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에 대해서는 “그가 나의 두 캠페인의 지지자였는지 몰랐다. 그는 매우 부유한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에 대해선 “그의 이름이 부통령으로 많이 거론된다”고 말했고,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에 대해서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나의 지지자가 아니었다. 그는 ‘그 사람은 완전한 재앙이야’ 같은 말도 했다”며 “어쨌든, 나는 그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됐고, 비정치인으로서 그는 멋진 상원의원 중 한 명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가’를 받은 인물들은 그의 러닝메이트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이다.

행사에 참석한 뒤 일부 인사들은 각종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부각하기도 했다.

스콧 의원은 NBC 방송에 출연해 ‘누가 당선돼도 2024 대선 결과를 인정하겠느냐’는 압박 질문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할 것”이라는 자신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버검 주지사는 CNN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돈’ 의혹과 관련한 재판에서 유죄를 받는다면 “이는 정의를 빙자한 졸렬한 모방”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안팎에서는 부통령의 기본적인 자질로 극우층을 중심으로 확실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여성 및 유색 인종, 중도층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보완성을 꼽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4년 임기를 마치면 물러나야 하는 만큼 2028년 대선에서 후보로 나설 만한 인물이 부통령에 뽑혀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는 현재 부통령 후보군을 좁히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물망에 오른 인물들에 대한 자료 조사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7월 예정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까지 부통령 후보를 선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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