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 알시파 병원 소속…”고문사 의혹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저명한 외과의사가 이스라엘군에 연행된 지 4개월 만에 교도소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산하 수감자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의 아드난 알부르시(50) 외과과장이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오페르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알부르시는 작년 12월 14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인근 자발리야 난민촌의 알아우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던 중 다른 의료진 10명과 함께 이스라엘 측에 체포됐다.

알부르시의 조카 모함마드는 그가 작년 11월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의 지시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했으나 곧 북부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곳곳의 병원을 전전하며 진료를 봤으나 가는 병원마다 이스라엘군의 급습을 받았고 결국 체포되는 신세가 됐다고 모함마드는 설명했다.

수감자협회 측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의사들과 의료체계를 조직적으로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PA 보건부는 알부르시가 숨지면서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된 이후 사망한 팔레스타인인 의료진의 수가 49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 임원인 마르완 아부 사다 박사는 “유족과 알시파 병원 의료진, 아드난 박사가 맡았던 환자들 모두에게 가슴 아픈 소식”이라면서 알부르시와 함께 수감됐다가 석방된 다른 팔레스타인인들은 그가 고문당한 끝에 살해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CNN은 이러한 주장의 진위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국가안보상 이유로 오페르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알부르시가 지난달 19일 사망진단을 받았다고 확인했지만 이밖에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내 대형 병원들이 하마스에 의해 군사적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하마스의 주요 거점 중 하나란 의혹이 제기된 알시파 병원에선 각종 무기류와 함께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인질이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공간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짚었다.

알부르시의 엑스(X·옛 트위터) 트위터 계정에 마지막으로 올려진 게시물에는 “우리는 서서 죽을 것이며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란 글이 적혀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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