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소식통 인용 보도…”3% 넘는 국가는 美 포함 3개국 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재집권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 2%에서 3%로 올리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측근인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한 것을 계기로 이같은 방향으로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은 특히 두다 대통령과 대화한 이후 ‘3%’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여기에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금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두다 대통령은 나토 전반에 걸쳐 방위비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3월 11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 정권은 냉전 종식 이후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방위비 지출을 GDP 대비 3%로 늘릴 때가 왔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다음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전면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3%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7월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서도 방위비 인상안의 결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 회원국들은 2014년 GDP 대비 2%를 방위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회원국은 3분의 2에 불과하다.
또한 GDP 대비 3% 이상을 지출하는 국가는 폴란드(4.3%), 미국(3.3%), 그리스(3.1%) 3개국뿐이다.
더타임스는 폴란드의 방위비 지출의 상당 부분이 미 무기 구입에 쓰인다는 사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업 본능을 자극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집권 1기에 그랬던 것처럼 방위비 지출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 2월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을 두고서도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나토 동맹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도 돕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러시아에 공격을 권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무임승차론’을 넘어 러시아에 공격을 부추긴다는 논란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