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60대 한인 김모씨는 자신이 쓰고 있는 컴퓨터 업체로부터 온 긴급 이메일을 받았다. 컴퓨터에 큰 문제가 있어 당장 사용을 중단하고 특정 웹사이트에 가서 업데이트 프로그램이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한 직접적인 기술지원도 가능하다며 연락처도 제공했다. 김모씨는 의심이 들어 직접 컴퓨터 업체 고객센터 연락처를 찾아 알아봤더니 자신이 받은 긴급 이메일은 이 업체와 관련 없는 피해자의 각종 개인 및 금융정보를 빼내기 위한 사기범 소행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이와 같은 시니어 대상 온라인 및 사이버 사기가 증가일로에 있어 실제로 한인들도 이를 경험하거나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미국인들의 재정적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며 연방 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연방수사국(FBI)은 FBI 산하 인터넷 범죄 신고 센터(IC3)에 지난 2023년 60세 이상 피해가 10만1,068건 보고됐으며, 이는 전년도인 2022년보다 14% 정도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이어 총 피해액은 2023년 약 342억7,700만 달러에 달하며, 2022년보다 11% 정도 증가한 액수라고 덧붙였다. 2023년 1인당 평균 피해액은 3만3,915달러였다.
이중 가장 많았던 사기 유형은 기술 지원(Tech support)을 사칭한 시기로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약 1만8,000건이 보고됐다. 이어 개인 정보 및 자료 무단 침해, 신용 및 로맨스 사기,거래 사기, 투자 사기 등의 순이었다. 반면 피해액은 투자 사기가 가장 많았다. 2023년 한 해 약 12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는 2022년 대비 약 26% 증가한 액수로 파악됐다.
FBI에 따르면 기술 지원 사기는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접근하는 방식이다. 피해자의 기기에 원격으로 접근해 다양한 정보를 빼가거나 컴퓨터를 조작해 이득을 본다.
투자 사기의 경우 대부분 수익이 보장되는 저위험성 투자가 있다며 참여를 종용하는데 그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수수료 사기, 폰지 사기, 피라미드 사기, 시세조종 사기, 부동산 투자 사기, 암호화폐 투자 사기 등이 있다.
거래 사기는 온라인에서 금액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매했지만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반대로 상품에 대한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의 경우였다. FBI는 사기꾼들은 특히 긴급함을 강조하거나 위기감을 조성해 피해자들이 즉각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한다며 절대로 이에 따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60세 이상의 온라인 및 사이버 사기 피해는 주별로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많았는데, 2023년 1만1,622건을 기록했다. 이어 플로리다,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순이었다. 총 피해액 역시 캘리포니아에서 6억 달러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2위 플로리다는 약 3억 달러였다.
한편, IC3는 컴퓨터 해킹, 온라인 갈취, 신원 도용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사이버 범죄에 대한 민원을 다루기 위한 목적으로 FBI 산하에 지난 2000년 5월 설립됐다.
[미주한국일보 – 한형석 기자]